한국인이 사랑하는 기타의 전설, 블루스로 돌아오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는 살아있는 ‘기타의 전설’ 에릭 클랩튼이 19집 'Clapton' 을 발매했다. 미국에 먼저 발매되어 빌보드 앨범차트 6위로 데뷔했다.

▲ 애릭 클랩튼 .    워너뮤직

에릭 클랩튼은 1970년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솔로 활동을 통해 상업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음은 물론 앨범 발표 외에 수 없이 많은 없는 세션과 프로젝트 활동, 콘서트와 합동 공연무대 등으로 음악계의 어느 누구보다도 바쁜 세월을 보내왔다.

그와 동시대에 활동하며 대중음악과 록의 진보에 크게 기여했던 다른 많은 아티스트들이 세월의 무게와 대중의 트렌드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라져가거나 '창작력의 고갈'이라는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던 반면, 에릭 클랩튼은 자신에게 닥친 모든 위기들을 착실히 극복해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과거 어느 때 못지 않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에릭 클랩튼의 노년은 여유가 넘치고 편안해 보인다. 이번에 발매된 'Clapton' 은 거장의 여유가 극대화 된 작품집이다.

에릭 클랩튼의 47년을 이어오는 음악세계의 바탕인 블루스 위에 뛰어난 감성이 담긴 기타 연주와 텁텁한 음색의 부담 없는 보컬, 다른 연주자들과의 여유로운 조화, 그리고 에릭 클랩튼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은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자신의 성(姓)을 내세운 단순한 앨범 타이틀과 '증명사진' 과도 같은 커버 아트워크는 마치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은 이러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해주는 듯하다. 이 앨범에서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작품들을 비롯한 블루스 고전들과 스탠더드 팝, 재즈 곡들, 그리고 몇 곡의 신곡을 블루스의 형식에 실어 편안하게 연주하고 노래한다.

▲ 애릭 클랩튼.      워너뮤직

이번 앨범에서 에릭 클랩튼이 커버한 블루스 곡들은 대체로 생소한 작품들이지만, 'Rocking Chair'(1930년 작), 'How Deep Is The Ocean'(1932년 작) 등 익숙한 스탠다드 팝 재즈 곡들도 수록되어 있다.

특히 조제프 코스마(Joseph Kosma)의 곡에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의 멋진 시가 어우러지는 샹송 'Les Feuilles Mortes(고엽)'의 영어 버전 'Autumn Leaves'(1947년 작)은 풍성한 가을의 감성을 담은 발라드로 멋지게 리메이크 되었다.

솔로 데뷔로부터 40년이 훌쩍 지난 현재, 65세를 넘어선 이 노장 기타리스트는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자신의 근원을 향한 여정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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