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가 1월 24일 예술의전당과 1월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마에스트로 요엘 레비의 지휘 아래 말러 <교향곡 제3번>으로 포문을 연다.

 KBS교향악단.

 

 

말러 <교향곡 제3번>은 말러의 아홉 개 교향곡 가운데서도 가장 길이가 긴 곡이다. 모두 여섯 악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주시간만 100여분에 이른다. 호른의 장쾌한 포효로 시작되는 1악장은 생명 탄생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으며, 동시에 말러 특유의 개인적인 불안감이 교묘하게 뒤섞인 문제적 음악이다.

 

초원에서 피어난 꽃들과 깊은 원시림 속 새들의 노랫 소리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4악장에 이르면 알토 독창이 어두운 밤의 세계, 즉 죽음과 피안의 세계가 지닌 깊은 고독과 신비를 노래한다.

 

이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5악장에서 어린이 합창과 여성합창, 알토 독창 등이 목관악기와 하프, 글로켄슈필과 어우러져 환희로 가득 찬 천상의 세계를 맑고 아름답게 묘사하고 나면, 대단원의 6악장이 느릿한 호흡의 아다지오로 고요하게 흐른다. 여기서 말러는 범우주적 질서를 아우르는 영원불멸의 가치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애수어린 아련한 선율이 자아내는 그 고요한 평화는 천상의 세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지상의 음악이라 할 것이다.

 

KBS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제3번>는 알토에서 메조소프라노까지 폭넓은 음역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캐나다 국적의 수잔 플라츠가 독창자로 참여한다. 또한 80여명 규모의 여성합창단(고양시립합창단, 서울합창단, 서울 모테트 합창단)과 40명 규모의 어린이합창단(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등 120명의 합창단원이 출연하여 천상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요엘 레비는 “우리 단원들과의 호흡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올해 교향악단의 색깔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청중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들려드리겠다.”라고 신년 소감을 밝혔다.

 

한편 KBS교향악단이 요엘 레비 지휘 아래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은 1번, 2번, 4번, 5번에 이어 다섯번째이다.

 

▲  지휘자 요엘 레비. 

 

지휘자 요엘 레비 (Yoel Levi)는 루마니아 태생으로 이스라엘에서 자란 요엘 레비는 텔아비브 아카데미 오브 뮤직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예루살렘 음악원에서 지휘자이자 작곡가이며 바이올리니스트로도 활동한 이스라엘 음악가 멘디 로단을 사사한다.

 

이어 이태리로 건너가 시에나와 로마에서 이태리의 거장 프랑코 페라라의 마스터클래스를, 네덜란드에서는 키릴 콘드라신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그 후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길드홀 음악 연극 학교에서 수학했다.

 

세이지 오자와 등을 배출한 명망 있는 브장송 국제 젊은 지휘자 콩쿠르의 1978년도 우승자로, 입상 후에는 거장 로린 마젤의 부지휘자이자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상주 지휘자로 6년 간 활동했다. 1988년부터는 로버트 쇼가 이끌던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후임 음악감독으로 자리를 옮겨 2000년까지 12년 동안 이 오케스트라의 명성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그의 임기 기간에 1991/1992 인터내셔널 클래시컬 뮤직 어워드(International Classical Music Awards(ICMA))의 “올해의 베스트 오케스트라”후보로 선정되었고 영국의 권위 있는 ‘그라모폰’ 매거진은 그의 활약으로 이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수준을 향상시켰다며 극찬했었다.

 

유럽에서도 꾸준히 지휘활동을 늘려 자신이 몸담은 오케스트라들을 비평가들로부터 꾸준히 극찬 받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브뤼셀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던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요엘 레비는 일 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가 되어 2012년까지 파리를 포함한 일 드 프랑스 지역에서 다수의 정기연주회와 더불어 스페인, 동유럽, 런던을 아우르는 오케스트라 투어로 각 지역 언론에게 유럽 내 오케스트라들 중 가장 인상적이면서 활발히 활동하는 단체로 평가받았다.

 

이스라엘인으로는 최초로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가 되어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멕시코 투어를 다녀왔고 2008년 이스라엘 건국 60주년 기념 특별연주회의 지휘봉을 잡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최근 다녀온 해외 연주로는 뉴질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전국 투어, 일 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를 이끈 스페인 투어 등이 있다. 한편 노벨상 시상식과 같은 특별한 무대에도 초청돼 노르웨이 스톡홀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 KBS교향악단과 수차례 호흡을 맞추어 왔던 요엘 레비는 2014년 KBS교향악단 제8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다. 2016년 성공적인 유럽투어를 통해 KBS교향악단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2017년 깊어진 음악적 교감과 호흡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임기에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라는 위상과 더불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메조 소프라노  수잔 플라츠 ,

 

메조 소프라노 / 수잔 플라츠 (Susan Platts)

수잔 플라츠(Susan Platts)는 캐나다 국적의 영국 태생 메조 소프라노로 콘서트에서부터 오페라, 알토와 메조 소프라노를 위한 리사이틀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풍부하고 그녀만의 특색이 있는 소울풀한 음색으로 활약하고 있다. 멘델스존의 <엘리야(Elijah)>, 아젠토의 <캐서 귀디(Casa guidi)>, 베토벤의 <장엄미사(Missa solemnis)>와 <교향곡 9번>, 헨델의 <메시야(Messiah)>,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Roméo et Juliette)>과 <여름 밤(Les nuits d’été)>, 바흐의 <마태 수난곡(St. Matthew)>, <요한 수난곡(St. John Passions)>, <성모마리아의 찬가(Magnificat)>,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Weihnachtsoratorium)>, <나단조 미사(B Minor Mass)>, 베르디의 레퀴엠(Requiem)>, 프로코피예프의 <알렉산더 네브스키(Alexander Nevsky)>, 엘가의 <바다 풍경(Sea Pictures)>과 <제론티우스의 꿈(The Dream of Gerontius)>, 브람스의 <알토랩소디(Alto Rhapsody)>, 쇼송의 <사랑과 바다의 시(Poème de l’amour et de la mer> 등의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나 말러에 대한 뛰어난 해석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도쿄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 (지휘: 가리 베르티니/발매: Fontec)의 풀 버전, 그리고 버지니아 아트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실내악 버전(지휘: 조 앤 팔레타/발매: Naxos), 스미스소니안 챔버 플레이어즈, 산타 페 프로 뮤지카와 함께한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발매: Dorian) 등의 앨범을 발매하였다.

 

또한, 샌디에고 심포니, 볼티모어 심포니, 토론토 심포니, 밴쿠버 심포니, 산타바바라 심포니, 빅토리아 심포니, 퀘벡 심포니, 위니펙 심포니, 몬트리올 심포니, 샬럿 심포니, 애크럿 심포니, 오스틴 심포니, 잭슨빌 심포니, 퍼시픽 심포니, 아메리칸 심포니, 아카디아나 심포니, 라파예트 심포니, 배턴 루지 심포니, 보스턴 필하모닉, 콜로라도 스프링즈 필하모닉, 로드 아일랜드 필하모닉, 데이턴 필하모닉, 뉴멕시코 필하모닉, 캘거리 필하모닉, 크라코 필하모닉, 몬트리올 오케스트라, 캐나다 오페라 컴퍼니 오케스트라, 독일 주립 교향악단(Staatskapelle Halle)과 함께 오레곤 바흐 페스티벌과 엘로라 페스티벌 등에서 <교향곡 2번(부활)>을 협연하였으며, 파리 오케스트라, 밴쿠버 심포니, 몬트리올 심포니, 노스캐롤라이나 심포니, 펜사콜라 심포니, 오레곤 심포니, 왕립 스코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와 브레바드 뮤직 센터 등에서는 <교향곡 3번>을, 퀘벡 심포니, 몬트리올 심포니, 아메리칸 심포니, 밴쿠버 심포니, 밀워키 심포니, 왕립 스코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 캘거리 필하모닉과는 <교향곡 8번>을 협연하였다.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캐나다 국립발레단, 토론토 심포니, 위니펙 심포니, 노스 캐롤라이나 심포니, 루이스빌 오케스트라, 바드 컬리지(Bard College)의 오케스트라 나우(Now) 등과 셔쿼터 페스티벌 등에서는 <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를 협연하였으며, 휴스턴 심포니, 애머릴로 심포니, 퀘벡 심포니와 함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Kindertotenlieder)를, 시카고 필하모닉, 몬트리올 심포니와는 <뤼케르트 가곡(Rückertlieder)을, 키치너-워털루 심포니, 몬트리올 심포니와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협연하였다.

 

오페라 무대에서의 활약도 매우 두드러졌는데,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의 에르다(Erda) 역, 브리튼의 <한 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의 히폴리타(Hippolyta) 역을 맡아 퍼시픽 오페라 빅토리아에서 열연하였고, 밴쿠버 오페라와 퍼시픽 오페라 빅토리아에서 브리튼의 <앨버트 헤링(Albert Herring)>의 플로렌스 파이크(Florence Pike), 벨리니의 <몽유병의 여인(La Sonnambula)>의 테레사(Teresa), 켄트 나가노의 지휘로 몬트리올 심포니와 함께한 번스타인의 <A Quiet Place>에서는 수지(Susie) 역을, 요아프 탈미의 지휘로 퀘벡 심포니와 함께한 글룩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Orfeo ed Euridice)>에서는 주역을 맡아 열연하였으며, 퍼셀의 <디도와 아에네아스(Dido and Aeneas)>는 브렘웰 토비가 지휘하는 밴쿠버 심포니와 협연하였다. 베를린과 런던에서의 데뷔작은 B.B.C. 심포니와 함께 한 요한 애덤스의 <중국으로 간 닉슨(Nixon in China)>이었는데, 런던으로 복귀하여 리사이틀을 개최하고 왕립 오페라 하우스와 코벤트 가든에서의 첫 무대를 가진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제시 노먼이 ‘롤렉스 멘토 & 프로테제 아트 이니셔티브(Rolex Mentor and Protégé Arts Initiative)’ 프로그램에서 전세계 후보자 26명 중 수잔을 프로테제로 낙점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멘토링을 하고 있다. 롤렉스의 후원으로 캐나다 작곡가 마르얀 모제틱에게 메조 소프라노를 위한 곡 작업을 의뢰하여 <Under the Watchful Sky>가 탄생하였는데, 인류의 희로애락을 담은 시경(詩經, The Book of Songs)에 등장하는 고대 중국 한자를 활용한 3가지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0년 11월 요아프 탈미의 지휘로 퀘벡 심포니와 함께 처음으로 공연되었다.

 

라 스칼라 극장, 산 카를로 극장, 카네기 홀과 링컨센터에서 공연하였으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CBC 라디오 오케스트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캐나다 국립 오케스트라, 디트로이트 심포니, 시애틀 심포니, 해리스버그 심포니, 보스턴 심포니, 밀워키 심포니, Les Violons du Roy 실내악단, 보스턴의 Händel and Haydn Society, 로스앤젤레스 챔버 오케스트라, 생폴 챔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다. 다수의 유명 지휘자들과 협연하였는데, 마린 알솝, 로베르토 아바도, 레온 보트스틴, 앤드류 데이비스 경, 안드레아스 델프스,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제인 글로버, 엘리아후 인발, 제프리 칸, 베르나르 라바디, 키스 로크하트, 루도비크 모를로, 켄트 나가노, 야닉 네제-세겡, 로저 노링턴 경, 피터 운지안, 이작 펄만, 오스모 반스카, 핑카스 주커만 등이 있다. 특히 예술 가곡에 정통하여,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Vocal Arts Society>와, 몬트리올의 <Ladies Morning Musical Club>에 2회 출연하였으며, 토론토의 <The Aldeburgh Connection>, 뉴욕의 프릭 컬렉션과 링컨센터에서 열린 <Art of the Song> 시리즈에도 출연하였다. 로베르트 슈만, 클라라 슈만, 요한 브람스의 곡으로 이루어진 첫 솔로 앨범(발매: ATMA)은 다수의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KBS교향악단은 1956년 창단되어 수준 높은 연주를 통하여 대한민국의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성장하였다. 임원식 초대 상임지휘자 이후 홍연택, 원경수, 오트마 마가, 정명훈, 드미트리 키타옌코 등 세계 정상의 지휘자들이 상임지휘를 맡으며 국내 정상의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하였고 2012년 9월, KBS교향악단은 전문예술경영체제를 갖춘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해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정통 클래식 음악회로 매년 20회 이상 열리는 KBS교향악단 대표 프로그램인 정기연주회를 포함하여 특별 연주회, 기업 음악회, 어린이음악회,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 등 90여 회의 기획공연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향곡에서부터 실내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편성된 레퍼토리로 청중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백건우, 조수미, 장영주, 장한나, 정명화 등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과 미샤 마이스키, 피터 야블론스키, 로스 로메로스 등 세계 정상급 솔리스트들과의 협연을 통해 교향악단의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KBS교향악단은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1979년 미국 전역 순회연주를 비롯하여 동남아 5개국 순회연주, 일본 6개 도시 순회 연주, NHK초청 일본 4개 도시 순회연주, 일본 기타큐슈 국제음악제, 히로시마 교향악단 합동공연과의 UN 창설 50주년 및 광복 50주년 기념 뉴욕 UN총회장 연주회, 2002년 차이나 필과의 서울, 베이징, 상하이 교환연주회를 통해 한국교향악단의 대외 이미지를 고양시켰다.

 

또한, 남북 평화 사절단으로 2000년 8월에는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서울에서 역사적인 남북교향악단 합동연주회를 가졌고, 2002년 9월에는 평양에서 한 번 더 개최하여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2010년 10월 UN 창설 65주년 기념콘서트를 비롯한 미국순회연주, 2013년 7월에 개최된 중국국가교향악단 특별합동연주회, 2014년 10월 러시아 사할린에서 열린 한-러 우호 축제 등에 참여하며, 문화사절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바그너 탄생 200주년 기념 콘서트, 정전 60주년 기념 특별연주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 아리랑 대공연 등 시의성 있는 굵직한 대형 음악회를 연달아 열어 문화예술계로부터 기대와 화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시도도 계속 이어져 ‘클래식과 한복의 만남’, ‘국립현대미술관의 빌 비올라 트리스탄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과의 협업을 시도하여 클래식 음악의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2014년 세계적인 지휘자 요엘 레비의 취임 이후 KBS교향악단은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요엘 레비의 지휘로 KBS교향악단 단원들의 기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으며, 더욱 깊이 있는 색깔을 부여하고 있다. 2016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브루크너 페스티벌 개막 연주 등 성공적인 유럽투어를 마지고 온 KBS교향악단은 2017년 폭넓은 연주 활동과 안정적인 앙상블, 깊이 있는 사운드로 청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향악단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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