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靑年失業) 다시한번 돌아보아야할 골든타임

▲ 윤장섭 편집국장     © 중앙뉴스


'2030'세대 사이에서‘이생망' 이라는 신조어가 돌기시작 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라는 뜻이다. 지난해 청년 실업자의 숫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자 SNS상에서는 청년실업은 창조경제가 망쳐놓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11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실업대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일반실업률 역시 전년보다 0.1%포인트 증가한 3.7%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분야에서 취업자수가 7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실업자 숫자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그동안 매년 1조원이 넘는 청년 일자리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정부의 청년일자리 대책이 현실성없는 탁상행정이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책상머리 행정이 아닌, 노동시장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고 답을 내놔야 하는 이때가 우리가 다시한번 돌아보아야할 골든타임이다.

 

실업난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저성장 추세로 파생된 전 세계적 현상이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의 실업난은 정치권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하는 것이 맞다.실제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마저도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려는 노력은커녕 갉아먹는 입법에 혈안이 돼 있기때문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은 어느 정권, 어느 정부라도 반드시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따라서 정부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경기회복 조치를 과감하게 하지 않을 경우 고용지표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 집단의 '빨간'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작금의 대한민국호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더라도 있는 일자리를 지켜내기 것도 버거운 실정이다.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경제상황은 정말 어렵다. 경제성장률 역시 인정하기 싫다 하더라도 바닥까지 추락해 바닥을 보았다고 해야할 것이다.

 

늦었다고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다. 정부는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예리한 촉을 발휘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경제적 악재를 하나씩 검토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하나하나 만들어 간다는 자신감을 드러낸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

 

실업과 일자리 창출의 출발점은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기업들에게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정확한 좌표를 제시하면 기업은 물적 인적 자원을 통해 기초를 다지고 실업이라는 부실 건축물은 털어내야 한다.

 

이제 일주일 뒤면 트럼프가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정치경험이 전혀없는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미국내 ‘일자리 창출전쟁’을 선포하는 등 초강수로 세계의 기업들을 위협해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특히 트럼프는 자국의 실업자 구제를 위해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으로부터 5년간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 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도 했다.

 

우리는 어떨까?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의 도전이 어느때보다 긴장감을 불러 오고있는 이때에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한국정치는 지금 빙하기를 맞고 있다. 여의도 정치는 각자의 논리를 앞세워 이미 따로국밥 정치로 전락해 버렸고 당장 고용의 숨통을 틔워줄 노동개혁 입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한 입법은 자물쇠로 채워두고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우리 경제는 이미 빈사상태다.

 

혼란한 정국을 틈타 금방이라도 정권을 잡을것 처럼 떠들어대는 제1야당과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으로 탄핵까지 당한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부대 친박들은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쌩쇼를 하고 비박은 비,바람 막아주던 둥지도 허물어버리고 분가해 새살림을 차렸다.

 

여당의 야당의 꼬락서니가 이정도니 청년실업이라는 말은 이미 그들의 안중에도 없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이래서 정치권의 대권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백번 양보해서 민생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대선 주자들이 청년실업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볼륨을 높이고는 있지만 정작 어느 후보에게서도 한방을 기대할 수 없고 진정성마저 의심이 든다.

 

야당의 한 유력 후보는 재벌을 거악(巨惡)으로 몰았다가 오히려 청년실업난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듯이 기업들도 최소한의 기업가정신의 불을 지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일자리 만들기에 압장서야할 것이다.그러면 더 많은  투자의 산물(産物)을 얻어낼수 있다.

 

취업을 한 청년들도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다. 일자리의 질이 낮기 때문이다.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지만 1년 이내 직장을 그만두는 청년들이 40%에 육박하는 것도 일자리 질이 낮기 때문이다.청년들에게 한국의 고용시장은 그야말로 먹구름속이란 얘기다.

 

청년실업률이 연평균 두자리수를 육박할 정도로 참담한 현실에서 결국 해결책은 기본에서 나와야 한다. 성장률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이 고용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과감한 규제 완화와 기업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법안들이 마련되야 가능한 일이다.

 

청년들은 고달프면서도 아프다. 이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가 더 심각하다.청년실업은 미래가 보내오는 메시지다. 그들에게 고용시장이 계속 헬조선이어서는 한국경제에 미래가 없다.

 

평범한 우리는 언제나 복잡한 일상속에서 자신의 일 외에 어떤것에도 관심 갖기가 어렵다. 먹고 살기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내 삶을 지배하는 힘 앞에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과 슬픔에는 눈 감은 채 나만의 이해득실만을 바라보는 게 지금의 우리 자화상이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무한 경쟁에서 내게 주어진 단 한번의 기회마져도 놓친다면 다시 따라 잡기가 쉽지 않다.

 

현대사회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과 이익을 최대한 챙기는 경제구조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때문에 십수 년 동안 오랜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더 우려하는 것은 한창 일하고도 남을 나이의 숙련된 근로자들이 어정쩡한 나이에 생활의 터전에서 강제로 내몰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왜? 거리에 가련한 청춘들이 저렇게 넘쳐나는지 새해에는 더 이상 묻지 말자. 우리는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으니까, 청년실업 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이 가난에 허덕인다고 노인 문제가 아닌 것과 같듯이 말이다.

 

그래서 청년은 우리의 아들이자 딸이며 손자, 손녀들이다. 이들이 의욕을 갖고 자기의 미래를 개척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부디 2017 정유년(丁酉年)은 청년들이 작은 행복 속에서 큰 희망을 볼수있는, 그래서 미래의 주인공인 청춘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무대에서 그들의 방법대로 멋지게 연기하도록  도와주자.

 
/중앙뉴스/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