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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유 경 희
히말라야의 설향을 떠나지 않는 야크처럼
늑대는 숲에 남지 야생의 숲에
개가 된 사람들은 거세를 당하고……
버려지고 나서야 떠나온 숲을 기억해낸다.
숲으로 가야겠다. 야생초의 향기 속으로
......
그곳에서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면서
이슬이 내리고 마르는 것을
아주 천천히 지켜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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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설 연휴가 지났다. 그 어떤 아픔과 치부를 덮고 싶기라도 했는지 펑펑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덮었던 연휴였다. 이제 다시 피로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수 있는 평범한 삶이 새삼스럽게 그립다.
더불어 잘 산다는 것은 무얼까? 어떤 무리들처럼 한낱 개인의 욕망을 위해 개처럼 꼬리치며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개의 눈엔 개만 보이는지 개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국민을 개로 앎으로 인해 지금 우린 너무 배신감에 치떨고 있다. 차라리 숲에서 내려오지 않는 설산의 야크나 늑대가 부러운 요즘이다.
위 시는 이러한 모순된 현실을 떠나고픈 화자의 마음이 스며있는 시다. 이상적인 나라, 아니 최소한 땀 흘린 만큼의 보상과 인권이 평등하게 보장되는 그런 세상! 거창한 것도 아니고 한 인간으로서 일상의 평화를 꿈꾸는 것 뿐인데...
지리멸렬 이 난국이 설명절도 넘겼다. 봄이 점점 다가온다지만 체감하는 기온은 더 하강세이다. 더도 말고 시 한 편 만큼의 온기가 그리운 시절이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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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희 시인 /
강원도 춘천 출신
2004년 <시와세계> 등단.
시집『내가 침묵 이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