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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만지다

서영택  

     

  빛이 번지는 터널의 끝이다 돌고 돌아 너에게로 가는 길이다 별들이 그물에 걸려 출렁일 때마다 나무는 휘어버린 통증을 삭히느라 몸을 떨었다 시간은 각질을 뚫고 가시를 뱉어낸다 환부가 드러난 통증이 벽에 박힌 못처럼 반짝인다 세상의 모든 지붕과 나뭇가지들 막다른 골목길이 흔들린다 뛰어오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돌아온 너를 맞이하는 일이다 내일의 창을 열고 풀잎처럼 엎드려 희망을 불러보는 것이다 걸어온 길들이 조용히 빛난다 다시 돌아갈 오늘의 노래처럼

 

끝나지 않은 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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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겨울은 혹독하고 잔인한 겨울이었다. 역사에 기록될 지난겨울의 꼬리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한 계절이 가면 새로운 계절이 온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자연의 이치인가?

위시의 화자가 지나왔을 어느 겨울을 유추해 본다. 인고의 그 겨울 터널의 끝에서 뛰어오르던 강물을 바라보며 분명 봄이 돌아왔음을 감격했으리라! 그것은 끝 모르는 캄캄한 터널 속에서 놓지 않았던 불굴의 희망이었음을 읽는다 .

희망이 항상 끝나지 않는 음표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제 우리에게도 목쉬고 아픈 겨울은 물러가고 있다. 희망은 늘 현재 진행형인 것!

개나리 노오란 봄이 아장아장 저만치 오고 있음이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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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택 시인 /

2011년 <시산맥> 등단

한국시인 협회 회원

시집, 『현동 38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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