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내 매장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를 당한 롯데마트가 결국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했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당국으로부터 보복의 타깃이 된 롯데그룹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매장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를 당한 롯데마트가 결국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롯데마트 공식홈페이지는 전날(9일)오전부터 접속하면 “죄송합니다. 홈페이지 수리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만 뜨고 연결되지 않고 잇다.

 

사드 부지 계약이 마무리된 지난달 28일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는 사이버 공격을 받고 다운돼 현재까지 먹통이다. 롯데면세점의 한국어, 중국어 등 모든 언어로 된 홈페이지도 2일 해킹 공격으로 마비됐다.

 

롯데 관계자는 ”최근 롯데 관련 사이트들이 중국 해커들로부터 위협을 받고있어 해킹 위험을 고려해 운영을 중단하고 보안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며 "롯데마트 이외의 롯데 계열사 홈페이지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공격뿐만 아니라 롯데의 제품에 대해서도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는 중국으로 수출하려는 음료 제품에 대해 현지 통관 중단으로 지연돼 발을 구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칠성의 과실 및 탄산음료가 지난 2일부터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통관 절차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쇼핑몰에서도 롯데에 대한 견제가 이어졌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텐마오(天描)'가 이달 초부터 롯데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온라인 화장품 판매업체인 '쥐메이유핀(聚美優品)'은 자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롯데 제품을 매장에서 없앴으며 이후에도 롯데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국당국으로 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중국내 롯데마트 지점 수도 55곳으로 늘어났다. 중국 현지 전체 롯데마트 점포가 99개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현재 문을 닫은 상황이다. 영업정지 기간은 점포마다 다르지만, 대개 한 달 정도로 알려졌다. 

롯데를 더욱 기장시키고 있는 것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롯데제과 생산 공장이 중국 정부의 위생 점검을 받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매우 어렵게 돌아가자 일부에서는 롯데그룹의 중국 시장 철수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무리한 제재 조치에 대해 억울하지만 우리가 어떤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없어 하루빨리 사태가 잦아들기를 기다릴 뿐"이라며 "다만 오랜 기간 중국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인프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로 중국 시장의 철수와 같은 조치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지금까지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등의 계열사가 중국 사업을 하고 있다.


/중앙뉴스/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