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각종 부동산 규제와 경기 침체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던 서초구가 최근 들어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와 재건축 규제 완화에 힘입으며 3.3㎡당 매매가격이 용산구를 뛰어넘어 2위로 올라섰다.

부동산스피드뱅크가 서울지역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5월 첫째 주를 기점으로 서초구가 2609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평균 매매가격이 2606만원인 용산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8일 용산구가 2637만원을 기록하며 2632만원을 기록한 서초구를 넘어선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역전 된 셈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오름세로 인해 인근 단지들도 탄력을 받으며 분위기가 호조세로 반전한 탓에 지난해 빼앗겼던 서울시 3.3㎡당 매매가 2위 자리를 다시 탈환한 것이다.

2008년 초 서초구와 용산구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각각 2737만원과 2478만원으로 두 지역의 차이는 259만원이었지만 연말에 시작된 경기 불황을 기점으로 전세가 역전됐다. 게다가 올 초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침체를 보이면서 서초구는 올해 초에 3.3㎡당 254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경기가 점차 안정화되고 적체됐던 저가 매물이 서서히 소진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서초구가 저가매물 위주로 거래가 꾸준히 이뤄져 현재(5월23일 기준) 2616만원을 기록, 용산구는 2603만원으로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면적대별로 보면 연초대비 면적별 3.3㎡당 가격 차이를 보면 66~99㎡대 면적이 127만원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66~99㎡(20평형)대 아파트가 연초대비 변동률에서 4.06%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에 높은 오름세를 보인 재건축 아파트가 대부분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뒤이어 99~132㎡(30평형)대의 중형 아파트가 58만원(1.18%)을 차이를 기록했다. 아직 경기 침체로 인해 중대형아파트의 수요가 많지 않아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66㎡(20평형)대 이하와 132~165㎡(40평형)대 그리고 165㎡(50평형)대 이상의 경우 각각 38만원(0.11%), -15만원(0.50%), 38만원(0.21%)의 낮은 변동폭을 나타냈다.

서초구의 상승 이유는 전국적으로 침체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효과로 재건축 아파트가 높은 오름세를 보인 탓이다. 특히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폐지되자 기대심리가 커지며 호가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구 거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오름세는 재건축 아파트에만 집중됐다. 실제로 서초구 내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3.3㎡당 연초대비 변동폭을 본 결과 재건축 아파트는 64만원(3.68%)을 기록했지만 일반 아파트는 24만원(-0.13%)으로 재건축 아파트가 기록한 3.3㎡당 상승한 매매가격에 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가 유보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서 강남3구가 제외되는 등 호재에서 벗어나자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점차 가라앉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11월 이후 2위를 지켜오던 용산구는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몇 년간 호가가 꾸준히 오르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큰 기대를 모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경기 불황으로 인해 금융권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표류단계에 놓이고 호재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매매가격에 반영돼있어 가격 부담감이 커지자 짙은 보합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서초구와 용산구 모두 당분간 큰 변동 없이 현 순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두 지역 모두 특정 호재로 인해 단기간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가격 부담감도 커져 시장 분위기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동에 위치한 J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초구는 올 상반기에 재건축 호재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고 용산구 역시 이미 각종 개발 호재가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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