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주민회, “평화의 섬에 파국 몰고 올 것”

 [중앙뉴스=최지영 기자] 미 해국 이지스 구축함인 스테뎀함(USS Stethem)이 제주해군기지에 처음으로 입항했다.

 

▲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     © 연합뉴스

 

25일 오전 9시 50분경 동해 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전투단 훈련을 마친 스테뎀함은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 등을 이유로 제주해군기지를 방문했다.

 

외국 함정이 제주민군복합항에 기항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평화의 섬에 파국을 몰고 올 것"이라고 강정포구에서 입항 거부 피켓 시위를 한 뒤 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강정마을회는 "국방부와 해군은 이번 기항이 군사작전을 위한 것이 아닌 단순한 군수 보급과 한미 해군장병 간 친선교류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함정은 훈련이 끝나면 다 본국이나 주둔지로 돌아가는데 왜 미 해군 이지스함만 제주해군기지에 들어오는냐"며 지적했다.

 

이어 마을회는 "스테뎀함 입항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미군이 이용하지 않는 순수한 대한민국 해군기지라고 했던 말은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을회는 "사드 문제로 중국과 외교 마찰을 빚으면서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국방부는 미국 의도대로만 움직이고 있다"며 "미 함정 입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제주도를 편입하려는 의도로 의심된다. 줌월트급 이지스함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려는 은폐공작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제주민군복합항에 기항하는 스테뎀함은 길이 153.8m, 너비 20.4m, 만재톤수 8천400t 규모로, 최대 속력은 32노트, 승조원은 340여명이다.

 

오는 25∼26일 스테뎀함 장병들은 해군 장병 친선교류, 사회복지시설 대상 연합 봉사활동, 제주 문화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출항해 미 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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