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혁 등 향후 정책 법안 추진에도 타격

[중앙뉴스=홍성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AHCH)가 공화당 내 강경파에 막혀 결국 하원의 표결이 시작되기 직전에 좌초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처음부터 타격을 받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케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첫 입법 안건인 트럼프케어에 대한 미 하원의 표결이 시작되기 직전 이를 전격 철회했다.     © 연합뉴스



2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오바마케어(의료보험개혁법, ACA)를 대체하는 건강보험법안 ‘트럼프케어’(AHCA)가 24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트럼프의 ‘친정’인 공화당 내부의 반발로 좌초됐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오바마케어 폐지를 최대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취임 후 1호 법안 발의로 트럼프케어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같은 당 소속인 강경파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서 의회에서 투표조차 해 보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하원의 과반 지지 획득 실패를 보고 했고, 이에 따라 트럼프는 트럼프케어의 표결 철회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향후 정책 추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금융센터 등은 “하원표결 직전 트럼프케어의 전격 철회로 임기초 리더십에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향후 경제정책(세제·무역·인프라)의 조심스런 추진으로 선회할지, 보다 공격적 추진에 나설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케어의 수정제안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 일각의 관측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오바마케어 폐지 좌절에 대해 “한 세대동안 지속되고 있는 공화당 내전의 결과”라면서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을 지우는 데 실패한 것은 공화당의 강경파와 온건파 싸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만든 트럼프케어가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수 없다며 끝까지 반대 의사를 표했다.

 

프리덤 코커스는 공화당 내 최대 계파 중 하나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 실패의 책임을 이들에게 돌리며 비난했다.

 

트럼프는 자산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민주당원들은 ‘프리덤 코커스’가 성장클럽, 헤리티지와 함께 낙태옹호단체인 가족계획연맹과 오바마케어를 살려낸 것”이라며 프리덤 코커스를 직접 비난했다.

 

지난 24일 트럼프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으나, 프리덤 코커스를 직접 언급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의 1호 법안 발의인 트럼프케어가 좌초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크게 약화되고, 결국 세제개혁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내가 항상 좋아해 온 세제개혁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이번 트럼프케어 표결 철회에 대해 트럼프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트럼프가 지난 2월 항공사 CEO들과의 만남에서 언급한 ‘깜짝 놀랄 세제개혁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뉴욕증시는 세제개혁의 선결조건이라 할 수 있었던 트럼프케어가 처리되지 못하자 실망했다”며 “이번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강경 프리덤 코커스는 세제개혁 과정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들은 지나친 정부의 개입과 과도한 세금낭비를 지적하면서 오바마케어와 다를 바 없는 트럼프케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없는 건전한 재정안정성을 지닌 경제상활을 기대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연구원은 이번 트럼프케어에 대한 표결이 ‘부결’이 아닌 ‘철회’였다는 점과 느무신 재무장관이 포괄적인 세제개혁 법안이 8월 이전에 통과되도록 하는 목표는 여전하다고 밝힌 점을 들어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일정 부분 해소시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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