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홍성완 기자]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의 금융보증을 위해 ‘2차 보증(복보증)’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책임지되, 선박건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중은행이 산업은행의 손해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6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이 성공할 경우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5개 시중은행은 대우조선이 올해 4월 이후 수주하는 신규 선박부터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RG 발급을 둘러싸고 책임을 미루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지책이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에서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RG 발급은 수주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앞으로 대우조선이 선박을 수주하면 우선 산은이 RG를 발급하고, 시중은행은 이에 대해 5억달러 한도로 2차 보증을 선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의 선박 건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산은이 발주처에 돈을 물어주고, 그 비용을 시중은행에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시중은행이 정해진 비율대로 나눠 산은이 지출한 비용을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은행별 RG 분담금은 농협은행이 2억6450만달러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이 1억1450만달러, 하나은행 4700만달러, 우리은행 4200만달러), 신한은행 3200만달러 등이다.

시중은행이 이렇게 5억달러를 채워준 이후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각각 6억달러, 14억달러 한도의 보증을 선다.

국책은행의 RG 한도가 모두 다 찰 경우에는 무역보험공사가 10억달러 보증에 나선다.

삼정회계법인에서 예상하는 대우조선의 올해 수주 전망은 20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망치를 워낙 보수적으로 잡았기에 실제로는 올해 상반기 중 20억달러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조선 수주액이 회계법인 예상치를 넘긴다면 무보가 RG 발급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시중은행의 부담액도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활용하는 2차 보증은 주로 중소 건설사가 해외진출할 때 이용하는 것이다. 외국 현지은행에선 담보 제공 없이 보증받기 어려우니 국내 은행의 보증을 추가로 받는다.

2차 보증 방식의 RG 발급은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에 보낸 확약서에 담긴 내용이다. 시중은행이 여기에 동의해야 효력이 발생하며, 산업은행은 오는 7일까지 확약서를 받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