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존재가 알려진 이후 지금껏 실물을 볼 수 없었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지난 10일 불에 그슬린 상태의 한 장의 사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2008년 존재가 알려진 이후 지금껏 실물을 볼 수 없었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지난 10일 불에 그슬린 상태의 한 장의 사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소유자인 배 씨가 직접 공개한 것,

 

공개된 사진속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불에 탄 모습이며 2015년 3월 소유자인 배익기 씨의 집에 난 화재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54·무소속) 후보가 사진으로 찍어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춘 훈민정음 상주본의 실물이 공개된 것은 9년 만이다. 배 씨는 10일 사진 속 훈민정음 상주본은 전체 중간 앞 부분에 해당하고 대부분 합쳐 놓은 일체본이라고 설명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유자인 배익기 씨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의 국회의원 재선거에 후보 등록을 한 후 재산을 1조 4800만 원으로 신고하려다 무산됐다.

 

배 씨는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 이 훈민정음 상주본을 재산으로 신고하려 했던 것,

이에 상주시 선관위가 "실물 소유를 확인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실제로 갖고 있다며 공개한 것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 창제의 원리와 해석, 용례를 자세히 적고 있는 책으로 1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한글이 과학적인 글자라는 걸 증명하기가 어려웠다. 일제는 한글이 화장실 창살 모양을 본따서 만들었다는 등 그동안 한글에 대해 왜곡하기도 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2개로 간송미술관에 보존돼 있는 '간송본'이 있고 상주에서 발견돼 상주본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 해례본에는 간송본보다 더 자세한 해설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값을 매겨 놓긴 했지만, 1조 원보다 이상에 방점을 찍어야 그 가치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 중요한 국가 보물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한편 훈민정음 상주본의 소유권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 소유자 배 씨는 2008년 7월 집을 수리하다 발견했다며 상주본을 공개했다. 하지만 골동품 거래상인 조 모 씨는 배 씨가 고서적을 사가면서 상주본을 훔쳐갔다고 주장하고 고 씨를 고발했고, '주인 논란'이 일었다.

 

민사소송에선 조 씨가 이겼고, 형사소송에선 배 씨가 무죄판결을 받았다. 조 씨에게 소유권이 있지만, 배 씨가 훔친 것은 아니라는 애매한 판결이 나온 것,

 

골동품 거래상 조 씨는 숨지기 전 되찾으면 문화재청에 기증하겠다며 기증식까지 했고, 현재 소유권은 문화재청에 있다.

 

하지만 소장자인 배 씨는 국가에 내놓는다면 대가로 천억 원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배 씨는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해야 훈민정음 상주본을 완전히 공개할 수 있다며 당선되면 국보 1호로 지정해 박물관 건립하고 보관하겠다고 했다.

 

결국 국가에 내놓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철저한 관리도 없이 어딘가에 깊이 숨겨져 있다. 문화재청은 배 씨에게 '인도 요청서'를 보냈고, 계속 버티면 배 씨에게 반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뉴스/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