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7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캐슬린 스티븐스(신은경) 주한 미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 쇠고기와 자동차 관련 재협상을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만약 이러한 것이 한미간 균형을 깨는 관계로 발전한다면 한미 FTA를 비롯해 양국 통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캐슬린 스티븐스 미 대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국회=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손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의 사려 깊은 입장과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미 간 경제적 이해관계, 특히 통상관계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여서 경우에 따라 사회적. 정치적 문제로까지 발전되고, 몇 년 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손 대표는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그것에 대한 양국 간 국민적 신뢰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동시에 양국은 새로운 대등한 관계로 발전하면서 그 안에서 정서의 문제, 정치적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 대표는 양국의 전략적 동맹관계에 대해 “상호 호혜 평등의 원칙 위에서 발전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런 점에서 국제적 상황 변화에 맞게 과거 일방적인 의존관계였던 한미 간 외교관계가 균형 있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 대표는 대북관계와 관련해 “북한과 관계가 단절되고 대결상태로 가는 건 미국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압박을 통한 긴장 고조보다는 교류협력을 통한 평화, 상호이익 증진에 미국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스 대사는 “한미관계의 핵심은 역사를 함께 했고 인적 관계도 굳건하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 및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나가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나은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스티븐스 대사는 “특히 9.19 공동선언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고 비핵화를 달성하는 날을 앞당겼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미 FTA 재협상 논란과 관련해서는 “체결 이후 3년이 지나는 동안 양국 행정부가 달라졌고 우리는 금융위기도 있어 핵심 산업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협정은 양국 모두 경제적 전략에 부합해 잘 이행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만약 우리가 FTA를 비준하면 이 지역 내에서도 현대적이고 건전한 두 나라간 교역관계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회담 전문이다.

■ 손학규 대표

매우 튼튼한 한미동맹이 이제 60년 역사를 갖게 됐다. 미국이 6.25전쟁에 참전한 지 벌써 60년이 됐다. 그 뒤로 한미동맹은 변함없이 튼튼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한국과 미국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면서도 한미관계는 그동안 많은 변화과정을 겪어왔다. 우선 한국의 경제적·국제적 지위의 변화가 한미관계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그 중에서 북한과의 관계는 한미관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대북관계가 한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한미관계가 대북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질서의 변화가 힘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래서 동아시아가 새로운 문명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속에서 한미관계의 새로운 변화가 보인다. G20가 한국에서 있고, 특히 G2라고 하는 중국의 등장은 동북아의 경제질서뿐 아니라 안보질서, 국제관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한국과 미국 간의 경제적인 이해관계이다. 특히 통상이라든가. 지금 이시간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이 커크 미국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는 것으로 아는데 이것도 상당한 민감한 문제다. 경우에 따라 사회적·정치적 문제로 발전이 될 수 있다. 몇 년 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촛불시위가 있었다. 이런 속에서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그것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를 양국 국민 간의 신뢰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한미간의 새로운 대등한 관계로 발전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적인 정서나 정치적인 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것이 진정한 한미 우호관계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한미동맹의 튼튼한 발전과 변화하는 주변정세와 관련해서 간략히 한두 가지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첫째는 한미동맹, 전략적 동맹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하며, 그 속에서 한미 양국 간의 국익이 증진되고 양국 국민 간의 우호관계가 더욱 증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한미 간의 우호와 동맹의 증진은 상호 간에 호혜평등의 원칙 위에서 발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선 국제적인 상황의 변화와 함께 한미 간의 외교관계가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과거 일방적인 의존적인 관계에서 더욱 발전해서 지역에서 서로 균형있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가 세계경제 내지 안보의 새로운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한국이 미국과의 협조 아래 중국·러시아·일본과 튼튼한 협조를 이룰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한미 간의 관계가 더욱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대북관계에 있어 미국의 관계이다. 우리는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에 좀 더 적극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북한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대결상태로 가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나 남북의 상호이익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국제적 역할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압박을 통한 긴장의 고조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한 평화관계, 상호이익의 증진의 관계가 미국의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 번째는 한미 간의 경제적 이익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통상관계, 특히 최근 제기되고 있는 한미FTA 재협상은 우리 국민에게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미FTA에 대해서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지난 정부에서 한미 상호 간의 이익증진을 위해서 한미FTA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그리고 민주당 내에서도 한미FTA협정의 내용 중 투자자국가제소조항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미국 측에서 쇠고기 수입문제와 자동차와 관련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는 데 대해 많은 국민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것이 특히 한미 간의 공정하지 않은, 균형을 깨는 관계로 발전한다고 하면 한미FTA를 비롯해서 한미 간의 통상관계에 대해서 국민은 더욱 많은 우려를 제기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 문제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사려 깊은 입장과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대표님께서 저를 맞이해주셔서 감사하고,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민주당 대표라는 중요한 자리에 오른 것을 다시 한번 축하 드린다. 민주당은 한국의 수많은 역사 발전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대표님의 등 뒤에 있는 두 분 전대통령님의 존영을 보니 두 분 대통령께서 한미관계 발전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우리가 함께 해왔던 관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함께 앞으로 해 나가야할 공동의 과제에 대한 말씀도 감사하다.

대표님이 양국 간의 강력하고 건전한 관계를 위해 필요한 여러 요소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말씀을 듣고 있자니 제 관저에 걸려있는, 김구 선생이 1949년 미국 외교관에 전달한 서예작품의 내용이 생각난다. ‘한미친선 평등호조’라고 쓰여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을 보면서 한미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오마바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도 한미간의 역사적 동맹과 앞으로 함께할 역할과 일에 대해 큰 중요성을 부과하고 있다. 앞으로도 미국은 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지역 내 다른 나라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는 등 지역 내 다자관계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클린턴 장관이 지금 동아시아를 순방하고 있다. 한국에는 이미 세 번이나 다녀갔다. 6·7개국을 다니고 이 주말쯤에서 하노이에서 한국정부 관계자들도 다시 한번 만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도 아시아 방문 연장선상에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어쨌든 한미간의 중요성은 아주 크다. 한미관계의 핵심이라는 것은 대표님이 열거한 여러 이유와 마찬가지로 같은 역사를 함께 해왔고 오래도록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인적관계도 매우 굳건하다. 여러 가지 세계적인 이슈, 기후변화·금융위기 등을 함께 다룰 수 있는 힘도 갖고 있다. 따라서 그전에 해 왔던 것보다 앞으로 우리가 협력할 일이 더욱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과 지역 내 여러 국가와 함께 협력하면서 북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나은 방안을 찾는 것이다. 송민순 의원 같은 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2006년 공동성명의 약속들을 함께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이런 부분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성을 띤 방식으로 목표를 수행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를 통해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날을 하루라도 앞당기고자 한다.

그리고 한미FTA에 대한 대표님의 말씀에 감사드린다. 양국 모두에게 민감한 주제다. 3년이 지났지만 한미FTA가 체결된 당시와 미국, 한국의 행정부가 모두 달라진 상황이다. 3년이 지나는 동안 금융위기도 있었고 여러 핵심산업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양국 행정부도 바뀌었다. 그런 속에서도 한미간에 이 중요한 협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미FTA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이고, 우리는 이것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국 통상관계자들의 노력과 만남이 있기 때문에 상세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협정이라는 것은 양국 모두의 전략적·경제적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행하기 위한 최선의 길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한미FTA를 비준한다면 지역 내에서도 현대적이고 건전한 양국 간의 교역관계를 잘 보여주는 모델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노동보호나 환경보호의 기준이 높고 또 번영과 미래의 힘을 믿고 여러 가지로 이런 것이 자유무역의 기반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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