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오일 생산 확대로 실효성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와

[중앙뉴스=홍성완 기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3월까지 감산연장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2%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따라 이번 감산합의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안정을 위해 원유 생산자로서 결정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석유재고를 낮추기 위해 2018년 3월까지 감산연장에 합의했다.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2% 이상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U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01달러(2.1%) 오른 배럴당 48.8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한 때 배럴당 49.6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대표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감산 연장을 합의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싱가포르의 석유기업인 스트롱 페트롤리엄(Strong Petroleum)의 Oystein Berentsen는 이번 양국간의 합의가 유가상승에 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95센트(1.9%) 상승한 배럴당 51.79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브렌트유도 이날 한때 3주일 이래 가장 높은 52.63달러까지 올랐다.

 

감산 연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회동한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 사이에서 합의됐다.

 

양국 외에 다른 산유국까지 동참할지는 이달 24∼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원국·비회원국 장관급회담에서 결정된다.

 

양 진영은 올해 초부터 하루 산유량을 평균 180만 배럴 정도 줄인다는 지난해 말 합의를 이행하고 있는데, 유가안정을 위해 이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다른 산유국이 동조할 가능성이 크지만,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러시아가 충실히 감산을 이행할지 의심하는 기류가 있고, 미국과 캐나다의 원유 생산량이 계속 늘고 있어 감산 효과 회의론이 퍼져 있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의 감산합의가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따라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유가는 OPEC 감산합의 논의에도 작년 9월 대비 4% 상승에 그친 가운데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와 새로운 원유 사업 투자 감소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다“며 ”이런 가운데 비OPEC 산유국은 자본지출을 대폭 줄여 전세계 원유공급량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엑슨모빌 등은 대규모 채굴사업 투자를 줄이고 소규모 셰일 유정개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작년 9월 이전 비OPEC의 2017년 산유량이 하루 1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OPEC의 감산합의 이후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와 캐나다, 브라질의 공급증가 등으로 현재는 일일 95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 에너지부도 이날 국내 셰일오일의 6월 생산량이 전달보다 하루 평균 12만2000배럴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