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허락해 달라”

[중앙뉴스=최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 불리는 ‘삼철’ 가운데 한명인 양정철 전 청와대 비사관은 새 정부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16일 양 전 비사관은 지인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문자를 보내 "참 멀리 왔습니다.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며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전 비서관은 "오래전 그 날, 그분을 모시고 신세계 개척을 향한 긴 항해에 나섰고, 풍랑과 폭풍우를 묵묵히 헤쳐온 긴 여정 동안 그분은 항상 강했고 당당했다"면서 "지금까지 저는 그분에게서 단 한 번도 비겁하거나 누추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분 곁에 늘 함께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전 비서관은 "그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며 "간곡한 당부 하나 드린다. 우리는 저들과 다르다.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고,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맸지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전 비서관은 또 "비선이 아니라 묵묵히 도왔을 뿐이다.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면서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 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양 전 비서관은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라며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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