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개혁적 중도보수로 전환’의 첫걸음으로 27일 부자감세 철회 검토를 발표했다가 다시 번복하며 오락가락 혼선을 빚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전날 부자감세 철회 방안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부자 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한 방책으로 ‘2012년부터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을 각각 2%포인트씩 내리는 현행 방침을 철회하자’는 정두언 최고위원의 제안을 정책위 차원에서 검토하도록 이종구 정책위부의장에게 지시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철회를 당에서 검토해주기를 정 최고위원이 재차 요구했고, 당에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정책위에서 감세 철회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희목 대표비서실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감세철회에 대한) 어떤 전제도 없이 원론적 검토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현시점에서 감세 철회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론을 제기,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도부에서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고, 고흥길 정책위의장도 “지금 세법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부정했다.

강길부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위원장도 “감세를 철회하려면 여러 가지 조세 수입을 다 맞춰봐야 하고, 정부에서도 원상복귀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도 오전 브리핑과 달리 “한 번 살펴보겠다는 의미일 뿐 감세 철회라는 방향을 정한 게 아니다”라고 수정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오전엔 부자감세 철회 발표! 오후엔 ‘철회’ 발표 사실을 철회! 한나라당은 전경련 여의도지부?”, “말이 아니라 행동이 사실이 규정한다.”, “싸이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새’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혹시 재보선 이겼다고 원래 대로 가자는?”, “애시당초 제 살 깎아먹을 리 없는 분들에게 무슨 기대를” 등 오락가락하는 여당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28일 고위정책회의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주장한 70% 복지의 일환으로 한나라당에서 부자감세를 철회했다는 회의 결과 보도를 보고 저는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할 일이라고 평했지만 오락가락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뒤늦게라도 심각한 재정파탄 문제를 인식한 것처럼 말하면서 부자감세 철회를 이야기하더니 결국 다시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면서“한나라당은 모든 것을 이중플레이한다” “부자감세 철회 운운은 결국 악어의 눈물이었던가!”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