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으로 수출기업 외에는 체감지표 악화

[중앙뉴스=홍성완 기자] 9개월 만에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 제조업 업황BSI 추이 (제공=한국은행)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 달 제조업의 업황 BSI는 82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제조업의 업황 BSI가 하락한 것은 작년 8월(71)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해 하반기 답보상태를 이어가던 제조업 업황 BSI는 올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상승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2012년 5월(83)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BSI(Business Survey Index)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100을 기준치로 이보다 수치가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많음을, 그 이하인 경우에는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 17∼24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2850개(제조업 1747개, 비제조업 1103개) 업체가 응답했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1p씩 하락했고, 내수기업은 3p 떨어져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가장 컸다. 반면에 수출기업은 2p 상승해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수출기업의 경우 2012년 6월(88) 이후 4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와 내수 부진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98)가 5p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화학물질·제품(93)은 11p 떨어졌고 1차금속(75)은 13p 내려갔다.

 

화학에서는 에틸렌계 제품의 수요 둔화가, 1차금속에서는 중국 저가품과의 경쟁심화가 각각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의 매출BSI는 89로 전월대비 4p 하락했으며, 다음 달 전망도 91로 전월 대비 3p 떨어졌다.

 

채산성BSI는 89로 전월대비 2p 상승했고, 다음 달 전망도 90으로 1p 상승했다.

 

자금사정BSI는 88로 전월대비 4p 상승했으며, 다음 달 전망도 88로 1p 올랐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3.8%), 불확실한 경제 상황(17.5%), 수출부진(11.0%), 경쟁심화(10.1%), 환율(9.1%) 등을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선택한 비중이 4월보다 2.1%p 축소된 것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인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5월 업황 BSI는 79로 전월대비 1p 오르면서 2012년 5월(80)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과 출판·영상·정보서비스가 각각 7p, 4p 상승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8.6으로 전월 대비 1.0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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