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기자의 말말말] ‘6ㆍ19 부동산 대책'과 뒷담아
[윤장섭 기자의 말말말] ‘6ㆍ19 부동산 대책'과 뒷담아
  • 윤장섭 기자
  • 승인 2017.06.2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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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라는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우는 격
▲ 윤장섭 편집국장     © 중앙뉴스

집값 과열의 진원지인 강남이 결국‘6ㆍ19 부동산 대책'을 이끌어 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9일 서울 전역에서 공급되는 신규분양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의 ‘6ㆍ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은 서울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에서만 이같은 규제를 적용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서울 전 지역이 강남4구와 똑같아졌다. 지금까지 강남4구를 뺀 나머지 21개 구의 전매제한 기간은 1년6개월이었다.

 

이번 6,19 대책이 과열된 부동산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기대에 비해 상당히 미흡하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이번 대책에서 정부는“투기수요는 억제하되, 실수요자는 최대한 보호하는 맞춤형 규제”를 선택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극단적인 규제책이 빠지고 급격한 부동산 경기 위축은 피해갔지만 재건축 규제는 주택 시장에 만만찮은 강도로 전달되고 있다.

 

‘6·19대책’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제시되는 부동산 대책이라는 점과 부동산 과열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모두에게 관심이 컸다. 그러나 시장과 달리 증권가에선 '한 방'이 없는 대책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게다가 직격탄이 예상됐던 건설과 은행주에 대한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것도 증권맨들 사이에서 뒷담아로 들리고 있다.

 

이번‘6·19대책’의 핵심은 오는 7월 3일부터 청약조정지역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70%에서 6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현행 60%에서 50%로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주택가격) 대비 대출한도를, DTI는 차주의 연봉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비율 규제가 있거나 그 비율이 낮을수록 대출 받기가 어려워진다.

 

풀어서 이야기 하면 지금까지는 서울에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경우 7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6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종전보다 10%포인트 감소하고, 아파트 잔금대출에도 이 비율이 적용돼 대

출받을 수 있는 돈의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청약조정지역은 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지역과 세종시 등 37곳에서 경기 광명, 부산 기장군과 부산진구 등 이 포함된 3개 지역을 더해 총 40곳으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6ㆍ19 대책을 내놓으면서 나름대로 고심한 측면도 엿보인다. 서울 전역에서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토록 한 것과 경기도와 부산의 일부 지역을 청약조정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것, 그리고 재개발 규제를 강화한 것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상당히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접근했다는 것을 알수있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과 달리 이 정도의 대책으로 과열 현상이 잡히리라고는 솔직히 장담하기 어렵고 자칫 제재조치에 대한 내성만 키울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강남이라는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우는 격으로‘핀셋 규제’의 표적이 된 강북 지역에서는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규제가 서울 전체로 확산될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강남과 강북의 규제가 완전히 같아질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이어 “같은 서울이라도 온도차가 있어 강북이 역차별받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6ㆍ19 부동산 대책'을 내 놓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지금껏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부동산 시장을 이긴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역대 정부가 내놓았던 부동산대책들을 조심스럽게 복기해보면 금융과 세제를 통한 수요대책과 임대주택 건설 등 공급대책을 오가며 온탕과 냉탕만을 반복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꾸라지 몆마리 잡기위한 정부의 인위적인 조치로는 시장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정책 입안자들은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인 서민 중산층까지 피해를 입힐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이쯤되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시작도 하기전에 바닥에 떨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경기를 진정시키려면 떴다방 현장 단속부터 철저하게 해야한다.

 

송사리조차 못잡으면서 미꾸리를 잡겠다고 족대를 들이대봐야 맨날 꽝이다. 결론은 하나다. 현 정부가 정말로 부동산 투기과열을 잡으려는 의지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것만이 적폐청산(積弊淸算)이 아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부동산 투기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떳다방에 대해서도 적폐(積弊)라는 인식을 갖고 단속 활동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이번 대책이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11ㆍ3 대책의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속편’이 아니라 주택시장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정상화시키는 예고편이 되어야 한다.

 

/중앙뉴스/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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