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제도개혁특위가 공천제도 개선안을 제시하면서 `공천 혁명'의 칼을 빼들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때부터 국민경선을 통해 국회의원 후보자를 선출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지만, 이 같은 개혁안이 공천제도로 채택되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공천제도 특위위원장   © [국회=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한나라당으로서는 당내 계파갈등이 19대 총선 공천을 계기로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만큼 현재 모든 계파가 공감하는 공천안을 확정하는 게 급선무다.

공천제도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내달 10일까지 5개 권역별 순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당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맨투맨'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 최고위원은 31일 한 통신사<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선 승리없이 대선 승리가 있을 수 없고, 이 같은 제도만이 총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공천을 잘못하면 당이 깨질 수 있다는 명분을 함께 제시하면 당의 대주주들로부터 충분히 이해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미 물밑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는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난 박근혜 전 대표에게 공천특위의 국회의원 공천제도 개선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31일 '차기 정권에서 개헌을 논의하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에 대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내각제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뒤 대선에 출마, 당선됐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손 대표의 제안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당 대표 취임 100일(10월21일)을 넘기며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개헌을 서로 공론화해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민주당 손 대표의 현 정부 내 개헌불가 입장에 맞서 집권여당 대표가 G20 이후 개헌 공론화 입장을 공개 표명함에 따라 내달 중순 이후 정치권에 '개헌론'의 불씨가 지펴질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최근 당 정체성 논쟁을 빚는 '감세철회' 논란에는 "당 일부에서 감세철회 주장이 있고 이 의견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 금융위기 극복의 필요성에서 감세정책을 도입한 만큼 정부와 당이 기본적 정책을 쉽게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당은 감세철회를 공식 논의하기보다는 일부 의견이 제기된 만큼 비공식적으로 감세철회 주장의 타당성에 대해 검토하는 수준 정도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개혁적 중도보수'로 당 강령을 개정키로 한 것에는 "우리가 서민과 중산층을 아울러야만 진정한 사회안정과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서민과 중산층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중도보수의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6.2 지방선거 등에서 드러난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 이탈' 현상과 관련, "민심이 어느정도 흔들리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영남 민심이 한나라당에 대해 화가 나신 것 같다"며 "이는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이 잘못돼 그런게 아닌가 생각하며, 영남 민심은 한나라당에 대해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그는 "당 화합은 결국 공천의 공정성에 있으며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있고 실제로 공정하게 공천이 이뤄지면 분쟁이 생길 여지가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공천이며 저 스스로 결단력을 갖고 공정한 공천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검찰의 동시다발적인 기업비자금 등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수사가 정치인이나 기업에 대해 표적사정을 한다는 의미는 전혀 없다"고 말했고, 자신의 정치적 목표에 대해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과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 공천제도를 언급하면서 당 화합을 위한 공천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결단력을 갖고 공정한 공천을 이룰 자신이 있다"며 공천제도 개선에 힘을 실은 상태다. 그러나 공천특위의 제도개선안에 대해 한나라당 내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 수도권과 영남 의원간 찬반 입장이 엇갈리는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공천특위는 ▲경선에 참여할 당원.국민의 선정 문제 ▲중앙당과 지역의 업무분장 ▲현역 배제기준 등 공천의 룰을 정교하게 다듬어 불균형 및 이해충돌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야당과의 조율도 난관이다. 특정 정당만 국민경선제를 실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역선택'(다른 정당 지지자가 상대하기 유리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 등의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같은 날 경선을 실시하는 등 일종의 `안전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 최고위원은 "여야 모두 돈.조직 선거에 가장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여야간 이미 공천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고, 함께 논의하다 보면 공천개혁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최고의원은 그러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슈스케(케이블채널 엠넷의 `슈퍼스타K2')와 같은 한나라당의 슈스케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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