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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하는 바다
이 생 진
성산포에서는
설교를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보다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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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바다의 계절이다.
제 몸 다 내어준 여름 바다 앞에 서본다.
지난겨울 고요하게 누워있던 검푸른 바다가 기억 속에 출렁인다. 한번쯤 누구나 청자빛 겨울바닷가에 서본 적 있을 것이다. 사뭇 여름의 그 역동적이고 어쩌면 가학적이라고까지 할 만한 그 바다 말이다. 깊디깊은 밤바다는 잠자는 듯 고요하다. 하지만 쉼 없이 발끝으로 숨을 쉰다는 것, 호흡하는 생명을 소리 없이 웅변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 폭염의 여름, 잠시 바다에 뛰어들기 전에 바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그 바다의 발성법을 감상해보자. 호흡을 가다듬으며 잠잠히 기도하는 바다를 가슴에 안아보자. 성산포 바다 앞에서 기도하는 목사처럼...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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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
1929년 충남 서산 출생
산문집 / 『걸어다니는 물고기』외
수필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외
시집 / 『산토끼,』 『그리운 바다 성산포,』 외 다수
최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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