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상반된 평가…성과보고 자리서 '한반도 평화체제' 이제부터 시작

▲ 취임 후 첫 방미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해 귀국 인사말을 하고있는 모습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공식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취임 후 첫 방미성과에 대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긴 여정이 첫발을 떼었다"고 말하면서 "이제 첫 출발선'이라고 평가했다.

 

이 날 방미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명 정도 참석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외 문희상, 박영선, 유승희 의원 등이 자리했다. 이자리에 참석 한 의원들은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으며, 대국민 메시지를 청취했다.  대통령과 의원들 간의 별도 간담회 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대국민 성과보고에서 "지난 3박 5일은 대한민국의 외교 공백을 메우는 과정이었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에 우의와 신뢰를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면서 "이제 양국의 문제를 가지고 양국 정상 간 언제든지 서로 대화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 셈"이라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인사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목표로 삼고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기로 합의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관계에서 우리의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미국의 지지도 확보했다"며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하나씩 풀고, 우리의 문제를 당당하고 실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방미를 통해서 우리가 받은 대접과 외교적 성과는 전적으로 국민들 덕분"이라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국 간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 성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여당에서는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예상 외로 매우 큰 성과를 얻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논란의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성과를 깍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남북문제 등 한반도 이슈 전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주도성을 확인한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큰 성과"라고 평했다. 이어 "일부 야당 측에서 '속 빈 강정', '손익분기점' 운운하며 성과를 헐뜯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이며, 야당의 존재감 부각을 위한 발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6개월의 외교 공백,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한 야당의 무조건적인 반대 등 우려가 있었지만,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많은 실익을 챙긴 정상회담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에 이어서 다가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는 다자외교를 활성화하고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드높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화와 협상을 병행하기로 북한 핵 해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양해를 얻은 것은 성과"라면서도 "미국에 40조원에 달하는 투자·구매 선물 보따리를 선사했지만 돌아오는 손익계산서를 살피면 초라하다"고 평가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청와대와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방미 외교를 지나치게 자화자찬하지 말고 득실을 국민에 빠짐없이 보고하고 국회와 공유, 진정한 협치로 산적한 외교현안을 잘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며 "그러나 마냥 자화자찬만 하고 있을 시기는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한미 FTA 재협상은 합의 외의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재협상 논의가 불가피하리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일각에서는 우리가 40조 이상의 투자 방안을 제시했지만 돌아온 것은 경제적 부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 정책에서도 아직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충분한 공감대가 있었는지 의혹 어린 시선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언론은 대북 문제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는데 납득이 안 된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대북 주도권을 우리에게 넘겨준 정상회담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미 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갑자기 치고 나오는 게 앞으로도 숙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이 강경한 모습을 보인 게 국내 정치용이라 해도 우리로선 난제가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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