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도널드 폭탄발언…미 대선기간에 러시아 인사 접촉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뉴욕타임스와 CNN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기간에 러시아 측 인사를 별도로 만났다고 9일(미국 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러시아 측과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미·러 인사간 회동이 이뤄진 시점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지 2주뒤인 지난해 6월 9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맨해튼 트럼프타워를 방문했다.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는 러시아 인권상황을 규탄한 '마그니츠키 법안' 반대론자로 유명하다. 세르게이 마그니츠키라는 변호사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의 부패 스캔들을 폭로해 러시아 감옥에 수감됐다. 이후 2009년 의심스러운 정황 속에 돌연 급사했다. 이후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마그니츠키 법안'은 마그니츠키 사건 관련자들의 미국 입국 금지 등의 제재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이 이 법안을 채택하자 러시아는 보복으로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 금지 내용 등을 담은 대미인권법을 제정했다.

 

베셀니츠카야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회동한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도 동석했다. 쿠슈너와 매너포트는 '러시아 커넥션 의혹'과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바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내용에 따르면 미·러 인사 간 만남이 러시아 측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주기로 약속하면서 성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해석하면 '트럼프 캠프' 측에서 힐러리 후보를 이기기 위해 러시아의 도움을 받으려 한 것.

 

논란이 불거지자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성명서를 통해 "지인의 요청으로 만난 것이며, 상대이름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CNN에 직접 보낸 성명서에는 "수년 전 미국 가정에서 활발히 이뤄졌다가 러시아 정부의 반대로 중단된 러시아 아동 입양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며 "당시는 이 문제가 대선 이슈도 아니었고 후속 만남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러시아와 관련된 몇몇 인사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정보를 전해 들었지만, 너무 모호했고 구체성이 없었으며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았다"면서 "무의미한 정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베셀니츠카야가 대화 주제를 러시아 아동 입양과 마그니츠키 법안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겠다는 이야기는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에 앞서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도 성명을 내고 10분가량 진행된 만남에서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내가 러시아 정부를 대표해서 러시아 대표단과 관련된 사안을 언급한 적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아울러 제부인 쿠슈너와 매너포트한테 모임에 잠깐 참석하라고 이야기 한 적은 있지만 어떤 목적으로 이 자리가 마련됐는지에 대해선 이들에게 얘기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해명과정에서 말이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주니어가 최초 해명에선 "러시아 아동 입양에 관해서만 얘기를 나눴을 뿐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말한 것.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의 대변인인 마크 코랄로는 "대통령은 이런 모임이 있었는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선을 그었다. 쿠슈너 측 변호인도 "당시 자리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요청으로 참석했으며, 백악관 선임고문 직을 맡은 뒤 제출한 비밀 취급 인가 신청서 수정판에서 회동 사실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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