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얼굴이 들어있는 지폐하나 없는 현실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

[중앙뉴스=박미화기자]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적극 추진돼야!


 ‘退卽始不幸’이는  ‘퇴임이 곧 불행의 시작’이라는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사(不幸史)다. 아직까지 전직 대통령 얼굴이 들어있는 지폐하나 없는 현실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나라에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한장의 그림이 있다.

   
2017년 11월14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해 2017년 9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우표를 발행하려던 계획이 전면 재검토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우정사업본부가 2017년 7월 12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어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을 재심의하는 회의를 열고 이를 재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본 의원은 2017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비롯해 2024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27년 김영삼 대통령 탄생 100주년 등 역대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기념우표 뿐만 아니라 기념화폐와 존영을 화폐인물로, 또 광화문에 동상을 세우는 등 전직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기념하는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꼽히는 존 F 케네디의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올해 5월에서야 발행했고, 지난 2011년에도 레이건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중국은 1998년 저우언라이(周恩來)의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대혁명 때 숙청돼 모든 공직이 박탈됐던 류샤오치(劉少奇)의 탄생 100돌 기념우표까지도 발행했다.


당초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결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강행 입장을 고수해 왔던 우정사업본부가 우표발행을 머뭇거리는 이유가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대여론이 일자 우정사업본부장이 우표발행심의위에 ‘재심의해야 한다’는 자문안건을 올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 탄생일을 기념한 우표를 발행한 전례가 없다. 대통령 우표는 보통 취임을 기념해 발행됐는데, 정부가 수립된 후부터 윤보선 전 대통령 때를 제외하고 총 17번 발행됐다는데 그 중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우표발행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인 1955년과 1956년 80번째와 81번째 생일을 기념해 발행됐다.


미국의 경우, 우정공사(USPS)에는 철칙이 있다. 현직이나 생존한 전직 대통령 우표는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후 1년이 지나거나 탄생 100돌이 돼야 발행 대상에 이름을 올린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념우표 발행은 국민 상식에 맞는 기준으로 정부 차원의 검토를 거쳐 발행하는 것이 맞다.


박 전 대통령 탄생 기념우표 제작은 박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사업 중 하나다. 경상북도와 구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11월 박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일부 예산을 들여 사업을 진행해 왔다.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발행은 그의 집권과정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감안하면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그는 이미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근대화의 상징적 존재다.


과거의 어두운 면만을 도마에 올릴 것이라면 오늘 날 우리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밝은 면도 당연히 제대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본 의원은 지난 2013년 우리 당의 경북도당위원장을 맡았던 2013년 말에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과 합심해서 우리 당의 경북 국회의원과 민주당의 전남 국회의원들이 함께 모인 「동서화합포럼」을 만들었다.


동서화합포럼이 제일 먼저 한 일이 2014년 1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방문, 3월 3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양측 의원들이 함께 방문해 참배하고 것이었으며, ‘지역 갈등없는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한 바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양 지역 의원이 두 분의 영전에 함께 머리를 숙이고, 머나먼 작은 섬에서, 또 좁디 좁은 초가집에서 나고 자라 그 어려운 시절에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끈 위업에 진심으로 감사드렸다.


그것은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서 여태껏 국민들로부터 가장 큰 칭찬을 받은 일이었다.
함께 손을 맞잡고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이념의 갈등을 넘어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통일까지 나아가자고 함께 다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당시 함께 손을 잡은 민주당 소속의 일원이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할 시대적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 훌륭한 대통령들이 있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기념해야 우리 후손들도 대한민국 승리의 현대사를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고 자부심과 애국심을 가지게 된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인데 언제까지 과거 역사를 미래로 나아가는데 걸림돌로 잡아 둘 것인가.


이번 박정희 전 대통령 100주년 기념 사업이 일부 반대여론에 막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전직들에 대한 기념사업이 요원해질지도 모른다. 역대 대통령 마다 공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박정희, 김대중과 같은 우리 역사의 상징적 인물에 대한 재평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국민대통합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성취에 대한 긍정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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