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최대 6000억..PEF·대구은행 등과 비공개 물밑 협상

 

▲ 지난해 한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하이투자증권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지난해 한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하이투자증권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증권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조원의 가격표를 붙였지만 이번에는 매각가를 대폭 할인했고, 매각 방식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공개 경쟁입찰에서 프라이빗딜(수의계약)로 방식을 바꿔 다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DGB금융지주 등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공개입찰을 거쳐 LIG투자증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은 1조원을 불렀지만 LIG투자증권과 가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또 하이투자증권 리테일 부문의 지속적인 적자와 강성 노조 등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번 실패를 경험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에는 조용히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수전에 참여한 PEF들은 2~3년 내 초대형 IB 증권사 중심으로 증권업계가 재편된 것으로 보고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PEF들이 노리는 것은 향후 재매각을 통해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주사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DGB금융지주도 협상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매각 방식을 바꾸고 매각가격까지 낮추면서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사가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놓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은 지난달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7.98%) 전량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공정거래법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의 경우 계열사끼리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생기는 것을 막고 있다.

 

한편 IB업계 관계자는 “PEF들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전의 판도가 작년과 달라졌다”며 “지주사 전환을 위해 반드시 하이투자증권을 팔아야 하는 매각 측 상황도 M&A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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