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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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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치열한 태양열을 식히듯 그리운 이름을 꺼내어본다. 그 이름은 여전히 그 겨울날의 하얀 눈발로 다가오는데 나는 여기에 있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누구나 나름대로 메마른 가슴속의 생수같은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그리움이든 눈물의 기억이든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든 솜사탕 같은 추억이든 ... 살아가는 내내 윤기를 줄 수도 있는 윤슬같은 것이다.  무더위에 주저앉은 마음이 다시 에너지를 얻는다.

누군가가 날 위해 기도하며 그리워하나보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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