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승엽 은퇴 투어 제안에 각 구단도 호응

 

[중앙뉴스=김현수 기자]'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은퇴 투어를 시작한다.

 

투어 출발은 10·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방문경기다.

한화 관계자는 6일 "이승엽이 대전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상대 팀 선수지만, 한국 야구를 빛낸 훌륭한 선수를 그냥 보낼 수 없다"라며 "한국 야구와 이승엽에게 기념될만한 선물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이승엽은 20년 넘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소속팀 삼성뿐 아니라, 타 구단 팬에게도 사랑받는 선수였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을 위해 소속팀 삼성뿐 아니라 KBO, 9개 구단도 특별한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반기 막판 KBO는 "이승엽의 고별 투어를 준비하자"고 각 구단에 제안했다. 각 구단 마케팅팀도 KBO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승엽과 해당 구단'의 연결고리를 찾아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화가 '이승엽 은퇴 투어'의 첫 페이지를 연다. 삼성은 10일과 11일 마지막 대전 방문경기를 치른다. 이승엽의 대전구장 고별전이기도 하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가 처음으로 이승엽 은퇴 행사를 열다 보니, 어느 정도 규모의 행사를 열어야 할지 고민이 컸다. 삼성 구단에 문의도 했다"며 "선물은 정말 특별한 의미를 담고자 했다. 이승엽 선수에게 기억될만한 선물을 준비하느라,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는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17·18일에는 수원(kt wiz전), 22·23일에는 고척 스카이돔(넥센 히어로즈)에서 해당 팀들과 마지막 방문경기를 한다.

 

8월 31일과 9월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SK 와이번스전), 9월 2·3일 잠실구장(두산 베어스전), 7·8일 부산 사직구장(롯데 자이언츠전), 9·1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KIA 타이거즈전), 14·15일 마산구장(NC 다이노스전) 경기도 '마지막'이란 의미가 있다. 잠실 LG 트윈스전은 우천 취소된 한 경기가 추후 편성된다. 이승엽 은퇴 투어를 준비한 KBO도 '이승엽 고별 배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은 KBO에서 은퇴 투어를 여는 첫 사례로 남는다. '국보 투수'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일본에서 현역 생활을 마쳐 국내 팬들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2013년 한화 이글스에서 은퇴했고, 이듬해(2014년) KBO 올스타전에서 팬들과 공식 작별 인사를 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은퇴 투어'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은퇴 시점을 정하고 마지막 시즌에 돌입한 전설적인 선수들이 원정 경기를 할 때, 상대 팀이 선물을 준비하고 은퇴 행사를 열었다.

 

마리아노 리베라와 데릭 지터가 2013년과 2014년, 데이비드 오티스가 2016년 은퇴 투어를 했다.

2014년 지터가 은퇴 투어를 할 때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핀스트라이프 바탕에 뉴욕 양키스 로고와 등번호 2번을 새긴 부츠를 선물하는 등 각 구단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특별한 선물을 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 사이에 은퇴 투어 선물을 놓고 '아이디어 경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국내 구단들도 '이승엽 고별 선물'을 두고 묘한 경쟁을 펼친다.

 

이런 장면은 흥행도 유도한다. 2003년 이승엽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할 때, 각 구장 외야에는 이승엽의 홈런공을 잡기 위한 잠자리채 등이 등장했다. KBO리그 400홈런, 한·일통산 600홈런 달성을 앞두고도 이승엽이 경기를 치르는 구장에 '이승엽 효과'가 나타났다.

 

한편, 각 구단은 이승엽에게 은퇴 선물을, 이승엽은 해당 구단에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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