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소송철회 조건으로 인수 협상 진행한 것으로 풀이돼

▲ 도시바가 소송중인 웨스턴디지털과 취하를 전제로 메모리 부문 인수협상을 진행중이라고 2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연합)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던 ‘한미일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가 위태로워졌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가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과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WD가 인수하게 된다면 SK하이닉스로서는 입안에 넣은 도시바 메모리 부문을 토해내야 하는 처지로 바뀐다. 

 

도시바가 이번 결정을 한 배경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는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도 한 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시바는 우선협상자로 ‘한미일 연합’을 선정하고 6월말까지 완료를 목표로 추진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자 소송전을 벌이는 WD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WD가 도시바메모리 부문 인수를 전제로 소송을 취하한다면 도시바로서는 난제를 한꺼번에 풀 수 있는 선택이다. 

 

WD는 재무적 투자자로 미국 투자펀드 KKR과 일본 공적 자금기관인 INCJ, 정책투자를 끌어들였다. 이렇게 연합이 구성되면 자금은 약 1조 9000억엔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컨소시엄과 불과 1000억엔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 수뇌부는 지난 8월 중순 거래은행단에 WD·KKR 연합과 매각 교섭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WD사의 담당 간부도 이번주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나  진영 관계자와 협의에 들어갔다. 

 

도시바는 매각 조건으로 기술자 등 종업원의 고용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조건은 기존 조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도시바에선 협상 대상자 변경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이 결정에는 주무부서인 경제산업성의 의향도 반영해 혁신기구나 정책투자은행은 빠른 시기에 매각할 수 있는 진영을 우선시 할 전망이다. 만약 도시바와 WD가 합의하면 도시바메모리 매각 구도가 바뀐다.  

 

그 동안 도시바의 주채권은행은 8월내 매각에 대해 압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한미일 연합’의 경우 소송리스크로 지지부진하자 결국 소송당사자인 WD와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밀리건 WD CEO가 도시바에 소송철회의사를 전달한 상태로 법률의 빈틈을 파고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도시바와 WD가 인수금액이나 출자비율 등의 조건에서 타협하지 못한다면 매각 교섭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과 교섭재개나 증자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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