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10분 장면, 여성 관객들 ‘혐오감’ 토로

▲ 영화 '브이아이피'가 초반 도입부 10분 장면때문에 여성혐오 논란 중심에 섰다.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천만 영화 ‘택시 운전사’를 제치고 예매율 1위에 오른 영화 ‘브이아이피’가 별점 테러와 여성 혐오의 중심에 섰다. 영화가 여성혐오 논란의 중심에 오른 이유는 한 가지다. 도입부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과 살해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한결같이 평점창에 최하점 수준의 별점을 쏟아내고 수천명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네이버 영화평만 해도 ‘이 영화를 안 본 여러분이 vip입니다’ (tnsr****), ‘별 1개도 아깝다. 신세계 만든 감독이 이렇게 감각없고 성폭력을 소재로 신인 여배우 데리고 포르노 만들 생각밖에 안한 거 같네 성폭행 트라우마 있으신 분들 절대 보시면 안되요’ (7163****) 등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 마케팅 분야에서 일한 사람들은 관객 평점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 한 전문가는 “낮은 평점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관객들의 선택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어느 선까지 평점 관리가 가능하지만 3000개를 넘어서면 흐름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브이아이피의 평점 개수는 26일까지 네이버에서만 5000개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 가운데 1점만 준 사람들은 34% 수준이다. 현재 트위터에서 브이아이피로 해시태그를 단 글은 대부분 출연 배우를 중심으로 올린 글로 영화 홍보성이 목적으로 보인다. 

 

이런 평점 1점 개수는 개봉 첫 날 209개에서 둘째 날 643개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영화에 대한 입소문과 관람객의 평가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동진님 일하세요”라며 영화에 대한 비평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평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SNS에서도 비난은 이어진다. 네티즌들은 “브이아이피에서 여성은 시체뿐인 듯”이라거나 “강간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안나온다고 하면 쓰레기”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더해졌다.

 

사태가 점점 커지자 박훈정 감독이 직접 나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인터뷰에서 “도입부에서 잔혹한 장면을 보여준 것은 동력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전작 신세계를 비롯해 이번 작품에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가 드러난 것 같다고 볼수 있고 특히 여성 캐릭터 활용에 대해 공부를 안한게 아니라 못한 것으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소재로 한 영화는 계속 논란의 여지를 낳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도 중국동포 혐오를 소재로 해서 재한동포 총연합회 등 중국동포 관련 단체등은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또한 영화제작사 등을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및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법적 절차도 착수할 예정이다. 

 

제작사인 무비락의 김재중 대표는 사과의 뜻을 밝혀 영화에서도 젠더나 특정 계층에 대한 작품을 제작할 때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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