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용도폐기 시키고 親朴버린다고 '한국당' 새로워 질까

 

▲ 윤장섭 편집국장     ©중앙뉴스

지난해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친박 비박간의 논쟁이 그칠줄을 몰랐다.눈만뜨면 들리던 親朴이네 아니네 하는 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잠잠해 지다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던 것이 지난 13일 부터 언론과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내에서 親朴이라는 단어가 조심스럽게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시절 새누리당 안에서는 한지붕 두가족이 동거에 들어갔다. 바로 親朴과 非朴의 동거다. 非朴들과 달리 親朴들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長劍을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면서 박 대통령의 비호(庇護)아래 자신들의 세력을 키워갔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목사는 친박의 좌장인 서청원,최경환등 이른바 親朴세력들에게 사실상의 탈당 조치를 압박한 적이 있다.

 

당시 이들은 인 목사에게 당을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끝까지 당에 남아있겠다는 망언(妄言)과 함께 인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그토록 정권을 지키고 싶어했지만 분열된 계파간 파벌은 결국 한쪽이 방을 빼면서 민주당에게 KO 펀치를 맞고 청와대 곳간 열쇄를 내주고 말았다.

 

야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새누리당은 간판까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와신상담(臥薪嘗膽) 곳간 열쇄를 찾기위한 몸부림에 돌입했다.

 

첫번째 몸부림은 혁신위원회로부터 나왔다. 지난 13일 혁신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자진 탈당과 함께 친박의 대부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당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명분은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다.

 

한국당 혁신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 지우기’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지금부터라도 박근혜 이미지를 지우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긴 하나 그래도 올바른 방향설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나가달라는 통첩성 발언에 친박계는 예상대로 강력 반발하며 자신들에 대한 방어에 나섰다. 친박들은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정기국회 회기중인 작금의 상황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대여투쟁이라는 목적을 앞에두고 하나로 뭉쳐야 하는 시점에 오히려 친박을 쫓아내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한다면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그러자 비박계 의원들은 햇볕이 좋을때 친박을 자처하면서 노골적으로 박근혜에게 빌붙어서 직언(直言) 한마디 하지 못하고 아첨하던 그들이 이제와서 자신들은 죄가 없다고 항변하는 모습을 보니 한솥밥을 먹었던 정치적 동지로서 자신들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렇다면 과연 자유한국당을 이끌고 있는 홍 반장은 친박계의 저항을 넘어설 수 있을까? 홍 반장의 입장에서는 비록 친박들이 박근혜 정권의 일등공신이자 맹장(猛將)들 이었다 하더라도 무조건 이들의 저항을 넘어야 한다.

 

그 이유를 굳이 대라고 한다면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서고 또  촛불민심으로 시작된 국민들의 성난 마음을 달래고 잃어버린 옥쇄를 찾아오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냐고 궁색하지만 변명이라도 해야한다.

 

홍 반장이나 자유한국당은 하루라도 빨리 박근혜의 흔적을 지워야 한다. 친박의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자신때문에 당이 분열됬다는 책임을 통감하고 당이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당적을 정리하고 자신이 만든 함정에서 탈출해야 한다.

 

혹여 親朴의 엄호사격이나 동정 따위를 기대하려 한다면 정말 더 부끄러운 지도자의 모습으로 영원히 낙인 찍힐 것이다. 공동 책임이 있는 친박계도 보수의 미래를 위해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납작 업드려 용서를 빌어야 한다.

 

감히 '기자'의 입장에서 직언(直言)하면 박 전 대통령과 핵심 친박 인사의 탈당만으로 자유한국당으로 부터 등돌린 민심이 되돌아오진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민심을 얻으려는 어설픈 기대도 하지마라. 청와대와 여당이 헛발질 하기만을 기다리는 헛수고도 하지말라. 뿐만 아니라 제1야당에게 보수층이 돌아올 것이라는 환상도 접어라.

 

지금처럼 존재감없이 무조건 반대가 능사인양 안돼!안돼!만을 외쳐봐야 문재인정부를 견제하기는 커녕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모든것을 극복하려면 패거리 정치를 털어내고 아! 옛날이여를 부르지 말라.

 

자유한국당은 5년이라는 시간동안 집권여당을 밀착 경계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았다.더욱이 제1당의 야당으로서 환골탈태하겠다는 결심이 서야한다.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영광 마저도 철저하게 무너질 것이고 정권 재창출은 요원해 진다.

 

한가지 더 주문을 한다면 새로운 보수의 길을 찾으라!

자유한국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안보라는 기존 보수의 메뉴얼 안에 과감하게 쇄신이라는 신 메뉴를 더하라.

 

기존 수구 이미지로는 진보와의 승부 자체가 어렵다. 종북몰이와 정략적 반대도 생각을 하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진보가 선호해온 정책이라도 정의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보수라고 할지라도 도입에 주저해선 안 된다.

 

자유한국당 혁신위가 팔,다리, 날개 등 어느곳 하나 성 할곳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용도폐기 시키고 親朴들을 버린다 하더라도 당이 새로워진다고 보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다만 횟초리 맞은 많큼 보수 정당으

로서 혁신의 출발점은 될 수 있다고 봐주면 그것 자체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국민들은 진보정부만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건강한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들도 많다.지금은 비록 보수로부터 민심이 떠나있지만 우리 사회가 건강한 양쪽 날개로 균형있게 날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은 대한민국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의 소망일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갈 길이 고단해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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