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인도적지원 "주민생존 도우려는 '측은지심' 차원"
[단독] 北 인도적지원 "주민생존 도우려는 '측은지심' 차원"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7.09.15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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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정책 '멀리봐야'…상황 엄중하다고 어려움 외면 '안 돼'
▲ 통일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 대북인도지원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등 한반도 주변의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당국은 국제적 차원에서 800만 달러의 대북인도적지원을 검토하겠다고 14일 밝혔다.

공식적으로는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정부당국 차원의 지원에 견줘볼 때 사실상 용인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대북인도적지원은 2015년 12월 WFP 통해서 83만 달러를 지원한 이후 21개월 만에 재개되는 셈.

통일부 당국은 "대북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며, 관례적으로 해왔던 것을 추진하려는 시도이고,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인도적지원은 유럽국가를 비롯해 심지어 미국에서도 이미 시행중에 있기에 통상적인 차원의 움직임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시도가 북한에 먼저 손을 내밀어 대화하려는 작은 제스처로 보고 있다. 하지만, 15일 오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또다시 재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대북인도적지원에 대한 국민적 여론은 "지금 상황에서 재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 <중앙뉴스>본지는 15일 전화인터뷰를 갖고 여론분위기를 바탕으로 대북인도적지원에 대한 통일부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통일부 대변인실 관계자와 나눈 일문일답.

이 시점에서 국제기구(유니세프, WFP)가 대북지원사업 요청배경은?

국제기구의대북인도지원사업 요구는 관례적으로 매년 요청을 해왔다. 1995년 대북인도지원사업이 처음 추진된 이래 국제기구 등을 통한 지원은 북한의 생존문제 차원에서 1번도 끊기지 않고 꾸준히 이뤄졌다. 다만 2015년 개성공단 폐쇄 여파로 2년간 중단된 게 전부다. 이번 사업은 모자보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북한 영유아 및 산모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사업의 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함을 말하고 싶다. 지금 시점에서 지원하는 게 적절한지 협의를 통해서 결정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는데 이 정도면 기정사실화 된 것 아니냐.

21일 교류협력추진협의회(이하 교추협)에서 협의를 통해 지원규모가 나올가능성이 높다. 지원액수가 결정되면 따로 발표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일부 언론에서 보통은 원안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기사화됐지만, 사실이 아니다. 원안대로 가지않은 경우도 꽤 있다. 대북지원검토 발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국제기구 등과 몇차례 만나 협의를 했다. 800만 달러 지원도 협의과정에서 나온 의견일 뿐 확실시 된 것이 아니며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원규모도 21일 교추협에서 안건으로 상정돼 협의할 에정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의 아동·임산부 대상 영양강화 사업에 450만달러, 유니세프의 아동·임산부 대상 백신 및 필수의약품, 영양실조 치료제 사업에 350만달러를 공여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 금액 모두 지원할수 있을지는 불투명함을 강조하는 바다. 

이번에 나온 지원 액수가 너무 많다.  역대 대북인도적지원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

크다 적다로 비교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국제기구에서는 북한에 필요한 규모를 어느 정도 협의를 한다.굳이 말씀드리자면 역대 정부 지원규모나 지금까지 해왔던 평균치에 비하면 적다. 지금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너무 많은 액수를 지원할 경우 정부에 부담이 되는점을 의식해서 국제기구에서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65억, 2012년 23억, 2013년 133억, 2014년 141억, 2015년 83억이었다. 이 평균은 89억 정도다. 그동안의 평균금액을 감안해서 국제기구 차원에서 요청을 한 것 같다.

안보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퍼주기'라는 반응이 나오는 등 여론이 좋지 않다. 

퍼주기라는 말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안보적 차원의 위기는 엄밀히 따지자면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다. 인도적대북지원은 정치적 관계에 입각해서 해석하면 곤란하다. 국제기구 차원의 지원은 유럽을 비롯해서 이미 여러 국가에서 하고 있지 않냐. 유럽연합 뿐 아니라 심지어 미국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 결의안에 대한 위반도 결코 아니다. 늘상 굶주림에 시달리는 국가의 취약계층의 주민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

또 한 가지는 남북통일이 성사됐을 때 북한주민들이 왜 어려움을 모른척 했냐고 묻는다면 부끄러운 일 아니냐. 

통일정책은 현시점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통일이 됐을 때 대비해서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 통일부의 역할이다. 대북 인도지원사업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대북인도적지원이 북한주민에 사용되기 보다 정권수하로 들어간다는 말도 들린다.

북한은 전세계에서 가장 지원하기 힘든 국가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말 그대로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성격을 띈 지원사업이다. 질문이 사실이라면 국제기구에서 가만히 있겠나. 

통상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은 돈이나 물품(ex.쌀, 곡식 1가마니 등)을 통해 지급되는 방식이 아닌 가공형태로 지급된다. 여기서 말하는 가공이란영유아들이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주사에 필요한 백신, 산모들이나 영유아들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도록 분유나 가공유 형태로 지급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우려를 안해도 된다.

대북인도적지원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땠나.

사안에 대한 미국반응에 대해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미 유엔안보리를 통해 대북제재결의안도 채택됐지 않냐. 이 내용에 보면 북한 주민들의 삶까지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용이 나온다. 북한 제재를 가하는 데 있어서 인도적 지원까지 제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문화되어 있다. 그런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이 인정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대북인도적지원 결정에 대한 절차는 어떻게 이뤄지나. 

21일 교추협에서 지원 일정이나 지원방법 등 대략적인 지원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 이 로드맵에 따라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이 남북협력기금은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관에서 통상 집행하게 된다. 만약 상황이 안될 경우 국제기구와 재협의를 통해 우리 측 입장을 다시 얘기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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