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환율 전쟁'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물가 불안이 확산되자 시중의 돈줄을 죄어 이를 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출 금리를 올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 가운데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금통위는 16일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올렸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쓰이는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연 1.25%를 유지했다.

지난 7월에 금통위는 국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8월부터 10월까지는 세계 경기의 둔화 우려와 환율 전쟁에 따른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들어 동결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물가 불안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는 9월 3.6%에 이어 10월 4.1% 급등하며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3.0±1.0%)를 넘어섰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는 10월에 5.0% 오르며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은의 연간 전망치 2.8%를 웃도는 것으로,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반기 3.5%, 하반기 3.3% 등 연간 3.4%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과 경쟁적인 통화 절하 경쟁 자제 등에 합의하고 정부가 외국 자본의 과도한 유출입 규제를 추진하면서 환율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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