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비은행권 진출 적극 모색…2020년 종합금융그룹 도약 선포

▲ 대구은행 본사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대구은행이 안팎으로 뒤숭숭하다. 지난 7월 비정규직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불거져 조직 내 기강과 도덕성 해이에 대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지난 8월 18일 박인규 은행장을 비롯한 대구은행 고위간부 6명을 중심으로 31억 4천만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과 검찰이  수사 중에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박인규(63) 대구은행 은행장을 비롯해 고위간부 6명에 대해 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북구 칠성동 소재 대구은행 제2본점 등 12곳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경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박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대구은행은 긴 세월 대구시민과 함께 해왔던 대구지역 대표 금융기관이다. 그동안 다양한 금융사업을 펼쳐오며 지역민들과 공존해 왔던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해 50년 지역 대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져버렸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적 금융기관으로서 신뢰도 추락과 함께 비자금의 용처가 자칫 지역 정치권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정재계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중앙뉴스> 본지는 이번 대구은행 사태에 대해 심층추적에 들어갔다. 이번 호에 이어 3회에 걸쳐 심층취재 기록기를 남길 예정이다. 이번 호에는 △비자금 조성의 핵심 박인규 행장의 대구은행 은행장으로서의 그동안의 행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금감원의 입장, △대구은행 사태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중앙뉴스

▲ 검은 돈 조성의 핵심, 박인규 은행장은 누구?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경상북도 경산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후 1979년 25살의 나이로 대구은행에 평사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2001년 2월 처음 서울분실장을 맡게 되면서 임원이 됐다. 이후 2006년 1월에 서울영업부장, 2007년 12월에 경북1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09년 12월에 전략금융본부 부행장보로, 2010년 12월에 마케팅그룹장과 공공금융본부장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대구은행 부행장 시절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역대 최고 수준의 경영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실력을 인정받아 2011년 12월 대구은행 지원그룹장 겸 영업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러다 2012년 12월에 대경TMS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2014년 3월부터 지금까지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으로 역임 중에 있다. 그는 40여 년간 대구은행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정통 지역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대구은행 인력관리 자회사인 대경TMS 대표이사로 선임됐을 때 차기 회장 경쟁구도에서 밀려났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소문을 불식시키고 결국 차기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을 맡게 된다.

박인규 은행장은 선이 굵고 조직장악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대구은행 조직 내 최대인맥인 대구상고 출신이기도 하다. 2007년 임원으로 임명된 뒤 주요 보직을 거쳐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에 올랐다.

▲ 취임 이후 비은행사업 확대 등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서

2014년 3월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으로 선임된 뒤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고 DGB캐피탈의 규모도 키우는 등 비은행사업을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DGB금융지주에서 비은행부문의 비중을 25%로, 전체 자산규모를 8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실제로 그는 취임 이후 비은행사업을 확대하고자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온 비은행 금융회사들을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그러나 현대자산운용, 아주캐피탈, KDB생명 인수를 포기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2015년 말 경 한국SC은행(현 SC제일은행)의 매각설이 퍼졌을 때 DGB금융지주에서 SC제일은행 인수설이 불거졌지만 박인규 은행장이 직접 “SC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해 소문을 불식시킨 바 있다.

대구은행의 본거지인 대구와 경상북도 지역에서 나아가 부산, 울산, 경상남도 지역을 아우르는 동남권의 은행권으로 외연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도 지역으로 발을 넓힐 뜻도 밝혔다.

보험사 진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냈다. 2014년 9월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를 주도해 보험업에 진출하는 등 지역밀착형 보험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4년 12월에는 한화생명 출신의 보험관리전문가인 오익환씨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2015년 2월에 DGB생명으로 출범했다.

우리아비바생명를 인수한 이후 DGB생명으로 출범한 첫 해인 2015년 순이익 190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하는 등 순항했다.  

그러다가 2014년 11월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은행장의 이같은 조처는 우리아비바생명 인수자금 마련과 비은행사업 확대 투자를 하기 위한 의도라고 보았다.

2015년 4월에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DGB금융지주의 영업구역에 경기도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대구은행의 영업범위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대하기에 이른다.

2015년 5월 DGB금융지주 창립 4주년을 맞아 2020년까지 총자산 100조 원, 순이익 6천억 원 규모의 종합금융지주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2020’을 발표했다. 이때도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2015년 8월에 이재영 전 GE캐피탈 부사장을 DGB캐피탈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금융과 개인금융 등으로 DGB캐피탈의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5년 10월 DGB캐피탈 자산을 4조 원까지 불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본 기사는 중앙뉴스 주간신문 2017년 10월 8일자 407·408호 기사에 게재됨]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