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수영 기자]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퍼 호황과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 다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7~9월)에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천억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특히 4분기에는 매출액이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1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실적 신기록'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5조2천억원)보다 무려 178.9%나 늘어나며 거의 3배 수준이 됐다.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전분기의 14조700억원도 넘기면서 한 분기만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14조3천800억원)도 훌쩍 넘긴 것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47조8천200억원)에 비해 29.7%, 전분기(61조원)에 비해 1.7% 증가하면서 2분기 연속 60조원대를 기록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11.0%)보다 무려 12.4%포인트(p) 오른 23.4%를 나타냈다. 100원어치를 팔아 23.4원의 이익을 남긴 셈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신기록 행진은 무엇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 덕분이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분의 2에 달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매출이 처음 9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LCD 패널 가격 하락과 OLED 신제품 수익성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IM(IT모바일) 사업부문도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후속작인 갤럭시 노트8의 출시 효과가 반영되면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급격히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반도체·스마트폰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가전(CE)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플렉서블 OLED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매출은 70조원을 처음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17조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로는 매출 245조원, 영업이익 55조원을 기록하면서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2013년 실적(매출 228조6천900억원, 영업이익 36조7천9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8조5천억원에 달하면서 이미 역대 연간 최고 영업이익 기록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런 신기록 행진에도 삼성전자는 드러내놓고 '환호성'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총수 공백이 8개월이나 이어지면서 대규모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게 삼성전자의 고민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