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진통을 겪고 있는 예산국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박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 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국회= 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포폰' 의혹 등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를 수용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김 원내대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또 민간인 사찰과 관련, "이미 검찰에서 수사를 했기 때문에 국정조사 필요성이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예결특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원활한 의사진행을 방해한 데 대해 강력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민주당의 얘기를 듣는 자리였다"면서 "대포폰 재수사는 검찰이 결정할 문제지 정치권이 하라, 말아라 할 문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예산안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면서 "예산안 처리는 예정대로 할 것"이라며 강행 처리도 불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에 대해서도 김 원내대표는 "검찰에서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정부.여당에서 간섭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난색을 표했다고 박 원내대표는 전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그러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수시로 직.간접 접촉을 갖기로 했으며,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안 중 상생법 처리는 예정대로 하기로 재확인한 수준이었다.

■다음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측에서 밝히는 회담 전문이다.

문제의 핵심인 민간사찰 대포폰 게이트에 대해서 김무성 대표는 계속 ‘차명폰이다. 대포폰이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저는 ‘무엇이 다른가. 똑같은 소리다’라고 했다. 국정조사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이미 검찰에서 수사한 사건이기 때문에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없다’는 얘기를 아주 강하게 했다. 그렇지만 저는 ‘과거 스폰서검사도 그렇고 그랜저검사도 그랬지 않은가. 국민적 의혹이 있다면 한번 정리를 하는 것이 국회가 할 일이고 그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갑론을박하다가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그런 재수사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우리 박기춘 수석도 ‘국회가 한번 여과를 시켜서 국민적 의혹을 덜어주고 우리 민주당이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김무성 대표가 ‘좀 논의를 해 보겠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그것이 거부의 뜻인지 모르지만 저희 두 사람은 ‘논의하겠다’는데 희망을 두고 있다.

10만원 소액헌금에 대해서 우리가 국회 전체가 굉장히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애로도 말씀 드렸다. 김무성 대표도 ‘한나라당 의원들도 똑같은 애로를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 정부여당에서 간섭은 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설명하면서 ‘그 문제도 고민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지금 예결위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굉장히 강경했다. 예결위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저렇게 방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했지만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국정조사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 아마 오늘은 저런 상태로 가고 ‘서로 고민을 해서 다시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했기 때문에 합의는 안됐지만 저희도 국회가 빨리 정상화돼서 예산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서 국정조사 문제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기다리면서 희망을 갖기로 했다.

일부에서 ‘민간사찰 대포폰에 대한 청와대의 재수사 지시가 검찰에 내려갔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물어봤더니 김무성 대표도 자기도 기자들한테 얘기를 들었는데 ‘자기가 아는 한 그런 것이 없다’고 얘기했다.

<Q&A>

△ 질문 : 여당이 재수사를 수용한다고 하면?

▲ 답변 : 재수사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제가 ‘일부에서 재수사 지시가 청와대로부터 검찰에 내려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더니 자기도 기자들한테 들었는데 자기가 알고 있기로는 그런 것이 없다고 해서 재수사 얘기는 안 나왔다. 국정조사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했고 김무성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하면서 국정조사에 대한 얘기만 나눴다.

△ 질문 : 후원금 관련 법안은 어떻게 하기로 했는가?

▲ 답변 : 법안 그런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

△ 질문 : 김무성 대표는 얘기한 것이 없나?

▲ 답변 : 얘기한 것이 있으니까 제가 ‘고민하고 여러 가지를 검토하겠다’고 해서 김무성 대표는 그것을 어떤 의미로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두 사람이 받아들이기는 ‘희망적으로 풀어가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졌다고 말씀드렸다.

△ 질문 : 민주당에서 희망으로 받아들일 만한 다른 카드가 있나? 국정조사 이외에.

▲ 답변 : 인생살이도 자기 희망을 머리 속으로만 가지고 있지 다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질문 : 월요일 국회 정상화 될 가능성은 얼마로 보나?

▲ 답변 : 자꾸 얘기지만 하루살이 정치라 아침에 살았다 저녁에 죽고 저녁에 살았다 아침에 죽으니까 아직. 오늘 저녁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월요일은 아직 예측 불가능하다. 당 대표가 월요일 1시30분까지 경고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딱히 한나라당의 합의 없이는 예측할 수 없다.

△ 질문 : 김무성 대표가 언제까지 당 의원들과 얘기하고 주말쯤 다시 만나자는 얘기는 없었나?

▲ 답변 : 그런 것 없다. 우리는 수시로 그냥 전화해서 만날 수 있으니까.

△ 질문 : 이번에는 금귀월래 못하시나?

▲ 답변 : 하려고 한다. 안할 수도 있는 것이고.

△ 질문 : 손학규 대표 방에 가서는 무슨 말씀?

▲ 답변 : 저는 몰랐는데 반장들이 있었다. 김무성 대표가 인사하고 ‘둘이 얘기 잘했다’고 하니까 ‘두 분이 잘 협의해서 좋은 일 있으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정확히 못 들었다. 반장들이 더 잘 들었을 것이다.

△ 질문 : 만에 하나 파행이 계속되면?

▲ 답변 : 지금은 만에 하나를 얘기할 필요가 없다.

△ 질문 : 일정이 어떻게 되든 25일 상생법처리 본회의는 원포인트라도 열릴 수 있나?

▲ 답변 :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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