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리스크로 실질경제성장률 당분간 불투명

▲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의 3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7년여 만에 1.4% 성장한 반면 민간소비는 0.7% 로 그쳤다고 26일 발표했다.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서민들의 소비지표는 여전히 팍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은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지갑은 여전히 닫혀 있는 상황인데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실업률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의 3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7년여 만에 1.4% 성장한 반면 민간소비는 0.7% 로 그쳤다고 26일 발표했다.

 

2015년까지는 그래도 민간소비가 매분기 평균 1% 내외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북핵 위험 등 대내적 악재로 인해 민간소비율은 0%대로 멈췄다.

 

올해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1분기 0.4%, 2분기 1.0%로 회복하는등 기대감을 나타냈으나 3분기 다시 0%대에 그쳤다.

 

경기 회복세에도 민간소비율이 멈춰선 것은 서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사 신용등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게 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은 확실히 줄었지만 북한 핵 리스크, 가계부채, 금리 인상 등 대내 변수는 여전한 상황이다.

 

고용 한파 역시 소비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취업자 수 증가는 7월 31만3천 명, 8월 21만2천 명, 9월 31만4천 명을 기록했다.

 

7월은 건설업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했지만, 제조업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2월부터 이어지던 30만 명 대 증가 폭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8월은 7개월 만에 증가 폭이 20만 명대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2013년 2월 20만1천 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했다.

 

건설업 일용직 취업자 수가 크게 둔화했고, 무엇보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IMF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9년 이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9월은 다시 30만 명대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질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증가세는 감소했고, 전날 감소했던 자영업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경기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도 일부 관측됐다.

 

고용 지표가 성장을 견인한 수출 지표와 괴리를 보이는 것은 수출이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도체 등 장비산업 위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등 긴축 수단에 서둘러 힘을 싣는 것보다는 경기 회복세가 서민 체감 지표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긴축적으로 경제를 운용하면 국민 체감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소비와 고용 등 국민이 체감하는 지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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