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비서실장 ‘주사파’,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전희경 의원 색깔론 공세, 김상곤, 도종환

▲ 전희경 의원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에 청와대 조직의 출신성분을 문제 삼았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현 정부 청와대 조직을 색깔론으로 몰아붙였다. 

 

전희경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주요 청와대 참모 인사들에게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라며 문제제기 했다. 이에 강하게 유감의 뜻을 밝힌 임 실장과 자유한국당 및 더불어민주당 몇몇 의원들 간의 설전이 오갔다.

 

전 의원은 과거 김상곤 교육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부터 비슷한 색깔론을 제기한 적이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부분의 운영위 위원들은 흥진호 피랍 등 이슈에 대한 질의와 추궁을 이어갔지만 전 의원만 유독 청와대 인사들의 과거 운동권 이력을 문제삼아 색깔론을 폈기 때문이다.

 

▲ 전희경 의원은 지난 6월29일 김상곤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김 장관의 사회운동 이력을 문제 삼았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전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 6개월 동안 커피와 치맥 등 이미지 쇼통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운을 떼며 “주사파 전대협이 장악한 청와대 면면”을 일일이 언급했다. 이들이 청와대 인사 참사의 주범이자 문재인 정부의 안보와 경제가 무능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청와대 구성이 전반적으로 저렇게 한 축으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말끝마다 트럼프 방한의 중요성 때문에 이런 말씀을 운운하시는 게 얼마나 이율배반적인지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전대협 강령과 회칙을 보면 미국에 반대하고 모든 외세의 부당한 등등해서 반미, 회칙에는 민족과 민중에 근거한 ‘진보적 민주주의’ 구현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 청와대에 들어가 있는 전대협의 많은 인사들이 이런 사고에서 벗어났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습니다”라며 청와대 주요 참모들의 이력을 문제 삼았다.

 

▲ 전희경 의원이 국정감사장에 띄운 화면. 사진=팩트TV  캡처   

 

임 실장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뜻을 밝혔다. 임 실장은 “5공화국 때 정치 군인들이 광주를 짓밟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할 때 의원님께서 어떻게 사셨는지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의원님께서 거론하신 대부분의 그 사람들이 인생을 걸고 삶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라며 항의했다. 

 

그러면서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부끄럽게 살지 않았습니다”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많이 상기된 표정의 임 실장은 “의원님 그게 질문입니까? 매우 유감입니다. 국민의 대표답지 않게 질의하니까 그렇죠!”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 의원은 대표적인 보수 학술단체와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전 의원은 ‘자유경제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출신으로 지난 1월 탄핵 정국 때 태극기 친박 집회에 지속적으로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국정교과서를 적극 옹호하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편향적인 전 의원의 이력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할 때 사상검증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집권 정부의 인사가 가진 국가관과 이념에 대해서 검증하고 따져물을 수는 있지만, 특정한 생각과 이념 자체를 범죄시하고 악으로 몰아세우는 색깔론의 잣대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특히 집권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과거 출신 성분을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 하다는 후문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평할 가치가 없다”면서 “헌법의 3대 정신인 독립운동(3.1운동)과 민주적 항거(4.19혁명) 그리고 평화통일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운동권 이력을 문제삼아 반헌법을 들먹거리는 일 자체가 넌센스”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자신의 패이스북에 “나는 앞으로도 묻고 또 물을 것이다. 당신들의 머리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합치하는지!”라며 앞으로도 헌법과 대한민국의 가치에 기반해 색깔론을 구사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 의원은 지난 4월19일 패이스북에 “탄핵의 본질은 정치투쟁에서 패한 것이고 헌재 판결은 법논리가 아닌 민중재판으로 흘러 부당한 것이라는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해야 탄핵의 진실도 밝혀진다고 여러 차례 유세를 통해 말씀드렸습니다”라며 헌재의 탄핵 결정을 정치적이고 인민 재판적이라고 규정했다. 탄기국을 비롯한 친박 집회 참여자들과 비슷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 전희경 의원은 지난 4월19일 대선 정국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대해 정치 투쟁에 패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사진=전희경 의원 패이스북     

 

전 의원은 지난 3월7일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56명이 헌재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각 및 각하해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할 때 동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전 의원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헌재의 심판 결과만 자주 언급하면서, 정작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만장일치 결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었다. 자기 입 맛에 맞는 헌재 활용과 헌법 색깔론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전 의원은 국정감사 이후 6일 자신의 패이스북에 “언론의 색깔론 네이밍은 또 뭔가 그럼 색깔론이라 매도당할까봐 이런 질문 안 해야 하나?”라며 일각의 비판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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