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철수 결정에 투자 손실액 66억원 규모

▲ 석유공사는 지분투자로 참여한 'petroecuador S.A'사의 수익이 없어 66억원을 손해를 물어내게 됐다. (사진=연합)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한국석유공사의 베네수엘라 석유개발 사업이 사실상 철수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CE0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1997년부터 베네수엘라 정부가 설립한 ‘Petronado S.A’사의 석유개발사업에 지분투자로 참여했지만 지난 2008년부터 수익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가 투자한 ‘Petronado S.A’사의 지분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업체 PDVSA사(60.0%), 아르헨티나 CGC사(26.0%), 에콰도르 Petroecuador사(8.4%), 석유공사(5.64%) 등으로 이뤄졌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 투자는 사업 초기에 지분 12%로 높은 투자회수율을 보였지만 2005년 베네수엘라의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으로 지분이 5.64%로 급감했다. 당시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사업 국영화를 선언하면서 투자회사들의 지분을 대거 압수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개발에 따른 수익을 배당형식으로 보전했지만 2008년 베네수엘라 정치·경제적 상황이 또다시 악화돼 배당마저 중단됐다. 석유공사는 2008년부터 배당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자 현지에 투자하는 운영비 지급도 멈췄다. 

 

결국 석유공사는 투자금 3400만 달러(373억9660만 원) 중에서 2800만 달러(308억280만 원)만 회수했다. 나머지 600만달러(66억 원)는 아직까지 회수하지 못했다.

 

최근 ‘Petronado S.A’사의 영업이익도 베네수엘라의 경제악화로 적자 상태다. 2014년 △-2억1800만 달러(-2397억 원) △2015년 -1억300만 달러(-1132억5000만 원) △2016년 -5500만 달러(-604억7250만 원) 등을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베네수엘라가 채무불이행(디폴트) 등 국가부도 위기를 맞고 해당 사업이 10년간 수익이 없자, 지분매각을 고려하며 사업철수를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 측은 “그동안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가 개선되면 사업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봤을 때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베네수엘라가 디폴트 맞은 상황에서 누구도 가스공사의 사업 지분을 사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지분을 팔아도 회수하지 못한 금액(66억 원)은 고스란히 손실로 처리될 수 밖에 없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정부나, 참여 회사들한테 우리 지분을 팔려고 하는데 누구도 사려하지 않는다”며 “갑갑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사업이 공적자금이 들어간 국영사업인데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원개발전략과 박 모 서기관은 “우리 담당사업이지만 오래된 일이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1997년 사업초기에 참여했던 이탈리아 NEI사, 프랑스 토탈사 등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 리스크를 인지하고 철수한 상태다. 우리 정부만 판단을 보류하다 혈세 낭비 위기에 놓인 셈이다. 한편 베네수엘라 원유생산량 200만 배럴이 없어지면 이란과 사우디 갈등과 함께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원유시장에서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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