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판, 5번째 청문보고서 미채택 장관, 앞으로 업무 성과로 보여줘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우여곡절 끝에 임명장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반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홍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정부 조각을 마무리했다. 홍 장관은 임명되자 마자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9시 반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195일 만에 정부 조각이 완료된 만큼 문재인 정부의 내각 구성은 말 그대로 ‘고된’ 과정이었다.

 

바로 직전 중기부 장관 후보자였던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고 이후 67일 만에 홍 장관이 임명됐다. 문 정부의 새로운 부처인 중기부가 대통령 취임 118일 만에 비로소 업무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 사례 때보다 늦은 편이다. 2013년 3월22일 미래부가 설립 확정된 이후 26일 만에 초대 장관으로 최문기 카이스트 교수가 임명된 바 있다.

 

▲ 비로소 완성된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사진=연합뉴스     

 

그만큼 장관급 고위공직자 인선이 무척 힘든 일이고 특히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인사 5대 원칙(병역/부동산 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을 표방했던 터라 더욱 힘겨운 과정이었다.

 

특히 홍 장관의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다섯 번째이기 때문에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도 탈세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인사 5대 원칙에 대한 명분과 정당성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20일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청와대의 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재송부 요청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여당에서는 보고서 채택을 위한 어떠한 공식적인 협조 요청도 없었다”며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은 임명 강행을 위한 요식 절차라는 게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사례를 거론하며 “여당은 촛불민심으로 정권교체를 했다며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야당을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가 재현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말 참 사람 일이 마음 같지 않다”고 운을 떼며 “야당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히 마무리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바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야당들도 양해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정부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중소상공인·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 부분인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이제야 임명했다. 홍 장관은 대선 때 경제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주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만들어준 사람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마음고생 많았고 열심히 해 주시라”고 홍 장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국 홍 장관이 청문회에서 보여줬던 중소기업과 벤처 창업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업무 성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등 경제 부처들과의 협업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홍장표 경제수석 등 청와대 비서 라인과의 소통도 잘 해야 한다. 

 

홍 장관이 난국 끝에 문 정부의 마지막 국무위원으로 임명된 만큼 향후 보여줄 업무 능력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