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인 충남문학관 관장 / 작가     © 중앙뉴스

[중앙뉴스 전문가칼럼=이재인] 며칠 전 한국문학관협회 학예사들과 함께 도쿄지역 문학관을 돌아보는 기회가 주어졌다. 3박4일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은 바 크다.

 

사실 필자는 이십여 년 전에 유럽의 작은 문학관 그리고 작가, 화가의 집을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곳 문학관들은 선진국답게 투명한 경영과 아름다운 봉사로 빛이 났다. 그런데 내가 왜 일본 문학관들을 이제 방문하는가 스스로 묻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저 깊은 마음속 그 어디인가 일본을 경계하고 있었다. 나는 남다른 애국자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시민인데도 그 한가운데 일본을 미워하고 더 나아가 얕잡아 보는 심리가 있었다. 

 

일본 식민지 그리고 말과 글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역사를 궤멸시킨 사실에 대한 미움으로 이제야 일본을 찾게 된 셈이다. 사실 일본 정부 대표자가 과거 행적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있었다면 가까운 일본을  여러 번 찾아 좋은 인상과 더불어 미래를 향한 협력에 미력이지만 성원하고 기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은 솔직하게 우리와 협력관계가 되어야만 양국 다 같이 발전적인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게 아쉽게 느끼면서 일본인들의 문학에 대한 사랑과 보전에 대하여 찬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첫째 그들은 2차 세계대전에 패배한 뒤에 사라진 문학적 자산을 위하여 발 벗고 나서서 많은 작가의 작품집과 문학외적인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문학관에 보존하고 전시하여 선진국답게 관리하는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문학관은 이제 법령을 제정 국립문학관을 짓겠다는 단계에 이르렀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늦은 감은 있지만 이를 짓는데 이르러 기본부터 철저한 계획과 진행에 열정을 쏟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문학관이 도서관 기능도 있지만 이는 도서관과 변별력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가령 작가의 작품집 전시, 그리고 작가가 평소 애장하던 기호품과 육필 ,그의 사진 등이 전시되면 훌륭한 문학관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들의 단점은 ‘빨리빨리’ 문화이다. 건물 지을 터를 다지고 오랜 기간 지진과 기후변화에 대비한 건물을 짓는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커다란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서두르고 설치면서 공기를 단축하면 무리가 앞서 커다란 재난을 자초할 수가 있다.

 

우리가 짓는 대한민국 국립문학관은 국격에 알맞게 내실 있고 영예로운 배움터로 지어야 할 것이다.

 

내가 일본 문학관을 보고 느낀 바는 그들 문학관이 하루 이틀에 벼락치기로 지어진 건물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학관마다 특색 있고 개성 있게 경영되고 개방되어 범 일본냄새가 진하게 풍기게 했다.

 

우리도 우리글과 우리말이 동양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품격과 더불어 뉘앙스를 되살릴 수 있는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특화시켜 세계화 시킨다면 성공적인 문학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저들은 기초와 신중한 걸음으로 저력을 지닌 나라로 우뚝 섰다. 이런 일본을 우리는 수시로 깔보고 무시하였기에 이제 선진문학관의 경영과 전시기능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나게 했다. 일본은 문학관 뿐만 아니라 기초과학이 제 갈 길로 진입한 나라이다.

 

대일본의 행렬 뒤에서 자존심만으로 사는 우리에게 그들의 사고는 깊은 생각을 갖게 한 해외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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