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장관의 입시위주교육 탈피 시도의 일환, 연구학교 시행후 2022년 도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고등학교도 대학교처럼 학점제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27일 학생들의 진로 설계와 적성 개발을 위해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이를 위한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일단 정책연구학교 60곳을 선정해 3년간 운영하고 2022년에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한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서울 한서 고등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입시경쟁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모든 학교에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해 학교 유형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며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 한서고등학교를 방문해 고교 학점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고교학점제에 대해서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된 학점이 일정한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라고 정의했다. 

 

관련해서 “저마다 다른 능력과 관심사를 지닌 학생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가르치고 획일적 기준에 따라 줄세워 평가함으로써 과도한 입시 경쟁과 이로 인한 사교육 확대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입시위주교육의 폐해인 획일화와 서열화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번 정책을 고안했다고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이런 김 장관의 문제의식 아래 교육부는 ‘고교체제 개편, 수업과 평가의 혁신, 대입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세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교학점제를 고안했다. 

 

교육부는 앞서 이번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교육 혁신 정책 두 가지인 ‘학생 우선선발권 폐지, 자유학년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이 김상곤표 교육 혁신 3탄인 것이다.

 

교육부는 단순히 이번 정책을 통해 수업 단위를 학점으로 바꾸는 차원을 넘어서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수학습 및 평가를 개선해서 고교 교육체제를 실제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천명한 고교 교육 변화를 위한 플랜. 자료=교육부     

 

구체적으로는 대학 학사 운영방식을 도입했다고 보면 된다. 고교학점제에 따라 학생들은 진로적성에 따른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누적학점이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졸업이 가능하다.

 

고교학점제는 이미 미국, 핀란드 등에서 시행 중이고 양상은 다르겠지만 핵심은 학생의 수업 선택권 보장을 위한 탄력적인 학사제도 운영이다. 

 

고봉익 TMD 교육그룹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고 대표는 “입시의 흐름과 고교 학사제도가 따로 노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제도는 그것을 제대로 맞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가 말한 “따로 논다”는 것은 정시가 축소되고 수시가 확대되었고 또 입학사정관제와 학종(학생부종합전형)까지 부각되면서 점수와 서열이 아닌 학생의 역량 평가를 보는 입시 흐름이 오래전부터 형성됐는데. 고교 학사제도는 아직도 주입식 시험 위주라는 것이다. 

 

이어 고 대표는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난 이후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은 ‘나를 위한 교육’”이라며 “고교학점제가 이런 학생들의 요구에 부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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