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여야 협상 난항에 대해 솔직한 심경 표현, 대선 후보 공약과 일치하는데 왜 반대하는지, 야당 원내대표들 여당 책임 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우원식 원내대표가 국회선진화법 체제 이후 처음으로 예산안 법정 시한(12월2일)을 넘길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6인이 ‘2+2+2’ 투트랙 방식으로 연일 예산안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합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설명이다.

 

▲ 1일 국회 본회의가 14시에 열릴 예정인 가운데, 30분 전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예산 정국에서 겪은 고충에 대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원식 원내대표는 1일 13시 반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번 여야 예산안 협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고 묘사했다.

 

우 원내대표는 “사업보류 건수가 170건에 이르고 그 액수가 40조원에 가깝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 아동수당, 기초연금, 건강보험 보장 확대, 법인세·소득세 등 매일 밤 10시가 넘도록 협상하고 있는데 쟁점을 전혀 줄이지 못 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쟁점이 된 하나하나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데 야당이 너무 비타협적으로 나와 속이 탄다는 것이 우 원내대표의 솔직한 마음이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의 합리적인 지적에 대해서는 최대한 받아 들이려고 노력한다”면서도 “도저히 협상 타결의 분위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 1일 열린 의원총회는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난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원내대표는 많이 양보하고 야당의 지적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여소야대인 게 한탄스러울 정도”라며 “가슴이 답답해서 터질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과 거의 비슷한 정책들이고 이를 위한 예산인데 왜 반대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하소연했다. 

 

덧붙여 “예산은 타이밍”이라며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3%로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치인데 이렇게 경제가 좋아질 때 사람 중심 예산이 제대로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2일 정오까지는 잘 마무리 하겠다. 선진화법 이후 최초로 법정시한 못 지키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원내대표 3인이 1일 국회에서 투트랙 회동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두 야당은 여전히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여야 투트랙 회동에서 “정부가 5년 동안 공무원 17만4000명을 늘리겠다는 가정 하에 가져온 주먹구구 수치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법정시한 내 통과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여당의 태도는 마치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느긋함과 배짱공세 그 자체다.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이 처리되기를 기대한다면 대단한 착각일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의 발언과는 달리 여당의 안일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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