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홍문종·무계파의 3파전일지, 이주영을 지지하는 친박과 친홍의 2파전일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3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12일에 열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오는 16일 임기가 종료되는 정우택 현 원내대표를 이어 자유한국당을 이끌어 갈 새 원내대표는 크게 홍준표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김성태 의원과 친박계의 홍문종 의원이 유력하다. 하지만 무계파 중립 후보가 얼마나 당심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 김성태 의원이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 자격으로 11월23일 대검에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홍문종 의원이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나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계파 후보 지지 입장을 밝혔고, 4일에는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이 오는 7일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는 ‘홍준표계의 김성태·친박계의 홍문종·무계파’ 3파전 구도로 가게 됐다.

 

무계파 3인은 자신들 중 한 명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립성향 의원들이 당내 8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쪽 의원들의 마음은 당내 계파 정치에 부정적일 것이기 때문에 무계파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면서 좋은 이미지를 쌓은 이주영 의원, 민주당을 경험한 관록의 조경태 의원, 수도권 내리 4선의 한선교 의원 셋 중 누가 단일 후보가 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 의원은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선수만 총합해도 13선이다. 친홍과 친박의 대결에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

 

김성태 의원과 홍문종 의원 역시 내일(5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기준 의원도 출마 준비를 하고 있어 향후 홍 의원과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친박’은 이주영을 밀고 있나? 

 

사실 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된 마당에 친박 색채가 강한 홍문종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친박계가 이주영 의원을 대안으로 밀고 있다는 관측이 최근 들어 나오고 있다.

 

▲ 한선교·이주영·조경태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 박효영 기자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4일 “만에 하나 친박계가 홍문종 의원이 아닌 비홍계 중립 의원들을 후보로 내세워서 연대한다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한치 앞도 모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만약 그래서 비홍계 원내대표가 탄생한다면 아마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친박계 의원들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그렇게 되면 “홍 대표가 레임덕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한국당 초선 의원 14인(곽대훈·김성원·김성태·김순례·김종석·성일종·송석준·유민봉·윤상직·이은권·정종섭·정유섭·최교일·추경호)은 지난 21일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계파주의를 배격한다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중 유민봉·윤상직·정종섭·추경호·최교일 의원은 사실상 진박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사실상 친홍의 김성태 의원을 견제하고 동시에 이주영 의원을 밀어주고 있다는 뒷말이 나도는 배경이다. 친박계가 홍문종 의원이 아닌 이주영 의원을 밀고 원내대표를 거머쥐어 홍 대표를 견제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홍 대표도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를 공격하거나 당대표 팔아 원내대표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견제는 내가 아니고 문재인 정권이다”고 자신을 공격한 몇몇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반격했다. 홍 대표도 친박계가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부상하는 모양새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현재 공석인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오랫동안 언론에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밝힌 이 의원을 봤을 때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이번주 목요일(7일) 무계파 후보들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한국당의 새로운 원내대표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좀 더 선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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