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민 노동자 위주의 한국당 이미지 변화 주문, 강력한 대여투쟁 기조 강조, 공약과 전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성태 의원이 홍준표 대표와 함께 자유한국당의 원내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김 의원은 12일 16시 20분 국회 본청 246호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거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 12일 국회 본청 216호 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거가 열렸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함진규 의원은 신임 정책위의장이 됐다.

 

3파전으로 펼쳐진 이번 선거에서 한선교 의원의 중립지대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17표를 얻는데 그쳐 아직은 한국당 내에 친박계(36표)와 친홍계(55표)의 세력이 살아있음을 실감케 했다.

 

▲ 중립후보 단일화 추진위원장을 자처했던 나경원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정국 내내 친홍계 견제를 주장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물거품이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투표 전에 진행된 후보자 간 토론회에서 “투쟁전문가”를 자처하면서 거칠고 강한 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 행사 시작 전 문 앞에서 의원들을 맞이하는 함진규·김성태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20년동안 산업현장에서 노동 운동을 했다”며 “대여투쟁은 아무나 못 하고 입만 살아서는 되는 게 아니다. 싸움박질도 해본 사람이 잘 한다. 싸움에는 격식이 없다. 싸울줄 알고 잘 싸우는 사람을 지금 이 시점에서 내세워야 한다”고 거듭 강한 야당의 투쟁력을 부각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비열한 정치보복과 사찰로부터 동료의원을 지켜내겠다”는 점도 밝혔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견제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겠다는 후술이다.  

 

예산 정국 무능, ‘기득권’ 이미지 탈피, “한국당이 변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지난 예산 정국에서 한없이 무력했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예산안 협상에서 이렇게 지리멸렬하고 나이브한 야당이 세상에 어디있나”고 운을 뗐다. 

 

▲ 김성태 원내대표는 토론회 내내 강한 투쟁력을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구체적으로 “한국당은 예산안 패싱이었다. 원내 지도부 협상에서 잠정합의는 언제든 문서를 찢어버릴 수 있는 것인데 문서에 직접 서명했다는 것은 의총을 요식행위로 전락시킨거나 다름 없다”며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정우택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 정우택 전 원내대표가 지난 1년 간의 소회를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선교 후보는 김 원내대표에 친 서민 노동자 정당이 돼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질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기득권·웰빙·금수저 정당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비정규직 800만·최저임금 대상자 250만·임대주택 100만호 수혜자 등에 기반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70% 이상 고공행진했다”며 “한국당도 부자 정당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 취약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결국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유연한 실용주의”로 나아가야 하고 “따듯한 시장경제”를 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서 함 정책위의장과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 흙수저의 출신배경을 내세웠고 그런 점에서 자신들이 서민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주요 전략과 공약

 

김 원내대표는 선진화법 저지선인 120석을 채우지 못 한 상태에서 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야합을 막으면서 이 두 정당을 분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략을 이야기했다. 동시에 “바른정당으로 가버린 의원들을 미워하지만 말고 보수대통합을 위해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애초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선거 전략으로 바른정당 탈당파와 비박계를 공략했다. 김무성 의원도 그런 김 원내대표에게 표를 줬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또 보수대통합을 넘어 “중도대통합을 위해 국민의당과도 연대해야 한다”면서 마무리 발언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오래가지 못 할 것”이라고 밝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를 견제하는 것인지 그런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 연대를 추진하자는 것인지 애매하게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김 원내대표는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내 주요 당직을 맡기고 파이팅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의원들끼리 이견이 노출되면 합의제를 도입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자신의 실정으로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 “중간평가를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점도 돋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인재 찾아 삼고초려 하겠다”면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투쟁을 강조한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2중대인 국민의당의 밀실야합으로 무시되는 한국당의 처지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야당이 국회법 위반했다고 고발당하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투쟁력과 더불어 한국당의 혁신과 변화를 반복해서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가 야당이 되어야 한다>는 소책자를 보여주면서 의원들에게 야당에 맞는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리가 야당이 되어야 한다>를 의원들에게 배포했을 정도로 한국당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계파 문제와 강성 이미지

 

김 원내대표는 친홍계라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해서인지 기조 발언에서 “친박·비박 찾다가 쪽박 찾는데 무슨 또 친홍·비홍이냐”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되면 이 김성태가 나서서 계파를 깨버리겠다”고 공언했다.

 

홍문종 후보는 김 원내대표에 “동물국회도 마다하지 않겠다. 선진화법도 뚫겠다”면서 홍준표 대표와 투톱으로 가다 보면 한국당이 “막말 정당”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제기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3년 동안 언론 노출 빈도가 당내 의원 중 넘버5였다”면서 “그 많은 방송을 다 하면서 방송사고 한 번 내지 않을 만큼 제대로 된 판단으로 정확한 표현을 구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때로는 거칠게 보여도 깊은 준비 속에서 나아가는 것”이고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홍 대표의 거친 언사는 당내 세력을 향하지 않고 문 정부와 싸우는데 활용되고 그것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를 밀어왔던 홍 대표 입장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합을 이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견제에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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