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갑질 문제, 신규환자 유치를 간호사에게 시켜, 수당 미지급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최근 우리는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섹시댄스까지 춰야했던 현실을 목도했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노동 취약계층이 존재하지만 간호사는 열악한 노동 현실의 대명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성모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자행한 갑질 문제를 고발했다.

 

▲ 이정미 대표는 인천성모병원이 자행한 여러 갑질 사례를 일일이 설명했다. (사진=이정미 의원실)     

 

이 대표에 따르면 성모병원은 환자유치를 목적으로 업무 외 시간 간호사들에게 동네마다 동호회에 가입해서 활동하라고 강요했다. 수당을 주더라도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키면 문제가 되는데 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병원은 신규환자 유치를 각 간호사마다 할당하기도 했고 아침마다 교육을 명분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추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들이 알려지자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파견했고, 병원은 여러 방식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직원과 간호사들이 작성할 답변지에 대해 미리 방침을 내려 조작을 도모했다. 구체적으로 병원이 전 직원 SNS 채팅방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지시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성모병원이 봉사활동을 명분으로 간호사들에게 시간 외 업무를 강요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법경찰관인 근로감독관의 조사 행위를 방해하는 것은 비난가능성이 높은 불법행위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일반 근로감독이 아닌 인천성모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강력 촉구했다. 인천성모병원 측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고 있다.

 

한편, 수당 미지급과 추가근로 강요 문제를 비롯 각종 갑질 사태가 불거지는 간호업계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간호사는 아픈 환자를 다루는 의료 특수직으로서 내부 ‘군기’가 매우 강하고 인력도 부족해 부조리가 많이 양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 국민 청원에서 간호사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글은 275건에 달한다.

 

▲ 청와대 청원에 올라온 간호사 처우 개선 관련 글은 275건에 달한다. (사진 캡처=청와대 홈페이지)    

 

기자와 통화한 현직 간호사 A씨는 “근무시간에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며 “눈코뜰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간호사 개개인의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하고 병원은 이런 현실에 둔감하다”고 증언했다. 특히 A씨는 “병동마다 진료과마다 다르겠지만 태움 문화(선배가 후배를 괴롭힘)가 매우 심하고 군기도 무척 세다”며 “내가 알기로는 인천성모병원에서 그런 문제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종종 들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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