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경계해야 할 2가지 무오류성(infallibility)-아고라 광장, '스피커즈 코너(Speakers' Corner)'을 꿈꾸며

 

▲ 김정겸 교수, 아고라 광장     © 중앙뉴스

[중앙뉴스 김정겸] 어학사전에서 무오류성[無誤謬性]에 대한 정의는 “그릇되어 이치에 어긋남이 없는 성질”이 라고 되어 있다. 단어 그대로 풀면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영어 fallibility는 “잘못하기 쉬움”이다. in은 부정접두어로서 무오류성의 영어단어인  infallibility은 “잘못을 범하지 않음”정도로 해석 된다.

 

필자는 올바른 정치토론문화를 정립함으로서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저질러 온 무오류성에 대한 오류 , 즉 무오류성이 가져오는 위험성을 바로잡고자 이 글을 쓴다. 

 

오류 없음(무오류성)의 거만함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민주주의를 정립할 수 있다. 무오류성의 거만함은 독단에 이르게 한다. 그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즉 무지함을 자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아고라 광장에서 제한 없는 토론을 하는 것이다.
 
무오류성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그리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 청년을 도덕적으로 타락하게 한 불경죄 죄목으로 법정에 서게 된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통해 무오류성의 오류의 무서움을 알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자이며 동시에 정치가이다. 정치의 무오류성을 즉, 자신들의 정치적 행위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는 포퓰리즘[populism]은 정치의 무오류성 뒤에 숨어서 자신만을 보호하기 위한  은폐 정치인 이다.  정치지도자는 그 길이 죽음에 이르는 길이더 라도 험난한 가시밭길을 앞장서서 헤쳐 가는 순교자적 정신을 갖은 자 이어야 한다.

 

정치 지도자가 국민에게 ‘무오류성’을 선동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인이 가야할 길이 아니며 그 무오류성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정치인이 경계해야 할 무오류성(infallibility)을 2가지로 제시하도록 하겠다.

 

첫째, “나의 생각은 항상 옳다.”라는 무오류성에서 벋어나야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의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은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데로 된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가 그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필자는 자기충족적 예언은 리더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는 오류 때문에 직원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즉, 자기충족적 예언은 상대방에게서 신뢰를 받기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상대방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오류의 오류로부터 벋어나야 가능하다.

 

둘째, “다수의 의견은 신뢰할 수 있다.”는 오류에서 벋어나야 한다.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다수결이란 '다수'라는 수적인 권위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다. 즉, 그 판단의 내용의 타당성을 고려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횡포는 독재보다 더 무섭다.

 

이 무오류성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허용 되어야 한다. 비판철학의 하버마스는 이상적 담화상황의 논리를 강조한다. 이상적 담화상황은 대화. 토론에서 참가자들 간 왜곡되지 않고

평등한 발언의 기회가 보장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제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여 왔던 관습들도 자유롭게 충분한 토론을 통해 검증되지 않는 다면 죽은 의견과 다를 바 없다.

 

충분한 토론을 위해 아고라 광장이 필요하다. BC 5세기 도시국가인 폴리스(polis)는 아크로폴리스와 아고라로 이루어졌다. 아크로폴리스는 신전과 군사 시설 등이 존재하며 아고라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아고라 광장은 집회 장소였다. 이곳에서 민주주의의 꽃인 토론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던 곳이다. 영국 런던시내 하이드 파크에 '스피커즈 코너(Speakers' Corner)'가 있다. 이곳은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곳이다.  칼 막스, 레닌, 조지 오웰 등이 이곳에서 자기주장을 논파하기도 했다.

아고라와 '스피커즈 코너(Speakers' Corner)'를 통해 바른 말을 듣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김정겸/한국외국어 대학교 철학과 겸임교수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