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비서실장 급 UAE 방문 의혹, 개헌특위의 연장 시한 문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2월 임시국회가 여야 원내 합의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홀대론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방문 의혹 등 사안별로 여야의 기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2018년도 예산안 폭풍이 지나간지 2주만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발언을 통해 “정의용 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이 혼밥한 게 아니라 중국 13억 인민과 오찬을 했다고 표현했다”며 “청와대 참모들의 아부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문비어천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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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아랍에미리트연합) 특사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 실장의 UAE 기습 특사 방문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국회 운영위원회가 오늘 예정돼 있는데 철저히 따져물으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실장은 이날 3박4일 연차 휴가 중이기 때문에 국회에 출석하지 못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여러 의혹에 대해 밝힐 게 많은 임 실장이 굳이 이 시점에 4일 휴가를 가야하는 것인지”라며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현지 우리 파병 부대를 격려차 방문했다고 하지만 서동구 국정원 1차장을 왜 데려갔느냐”며 “서 차장이 MB 정부 때 한국전력에 있으면서 원전수주 자문을 많이 한 인사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과 언론은 최근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에 대해 '북한 고위급 비밀 접촉·이명박 정부 원전 비리 정보 입수·탈원전 정책에 따른 아랍계 반발 달래기' 등 방문의 진짜 목적을 두고 여러 가설을 제기한 바 있다.
같은 날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 달 전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UAE 부대를 방문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파병부대 위문 전문 정권이냐”고 꼬집었다. 장 대변인은 “국정원 해외정보 파트 1차장을 데리고 가서 위문 방문했다는 사실을 믿으라는 것인가”라며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보다 파견부대 위문을 더 중시했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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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임 실장에 대한 의혹해명 요구에, 여당과 청와대는 명확한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외교활동의 일환이다. 우리나라 해외 파견부대 방문과 한·UAE 양국 간 여러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라고 야당의 의혹제기에 반발했지만 제기된 방문 목적 가설과 관련 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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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의 과정에 대해서도 여야 입장이 갈렸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여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내년도 개헌을 포기하고 있다”며 국회 개헌특위 시한을 12월31일로 못 박은 정 의장에 대해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가 아닌 정부 주도의 문재인 개헌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때 개헌 관련 각 당의 공통공약이 지방선거와 개헌을 동시투표 하자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개헌을 언제 할지도 모르면서 특위만 연장하자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론했다.
우 원내대표는 “만약 언제라도 자유한국당이 개헌·지방선거 동시투표 입장을 정한다면 즉각 개헌특위를 재개하면 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개헌을 보이콧하면) 별도의 방안을 강구해 국민과의 약속인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