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는 호남 중진 거취 결정해라, 호남정신이 통합일 수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대로 머뭇거리다가는 안 된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더 이상 당내 분란을 지속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일 오전 11시15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관련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 20일 안철수 대표가 오전 11시15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대표는 “이 투표의 결과가 통합 찬성이면 당대표로서 모든 권한을 걸고 통합 추진 절차를 밟을 것이고 반대라면 겸허히 받아들여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 대표의 의지대로 즉각 당원 투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강력 반발이 예상된다. 

 

▲ 이날 안철수 대표의 표정은 결연했다. 더 이상 통합 논의를 끌고갈 수 없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 “일부 중진 의원이 근거없이 호남 여론을 앞세워 대표 재신임과 통합 반대를 주창하고 있다”며 “호남은 늘 기득권을 타파했고 구태정치를 극복해왔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의 철학은 강력한 3당이 되어 다당제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 “호남정신의 회복”이라는 것이다. 

 

또 박지원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의 당원 투표 반대 견해에 대해서는 “지금 반대 의사를 밝히는 분들도 과거 전당원의 뜻을 중시했고 당은 당원이 주인이라고 그런 말씀을 명백히 했다”면서 당원 투표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이날 현장에는 급하게 모인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식 기자회견문 낭독 이후에 입구 앞에서 백브리핑이 이뤄졌다. (사진=박효영 기자)     © 박효영 기자

 

안 대표는 곧 있을 의총에서 이 결정이 번복될리 없다면서 “당무위원회에서 전당원 투표는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합론에 대해 거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자 “호남중진 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오늘 발표한 내용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치고 당원 투표를 결정했고 이 결과에 따라 통합 결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통합 찬성 결과가 나오면 내년 1월부터 전당대회 개최 등 구체적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백브리핑 현장에서 안 대표는 반드시 통합이 추진될 것이고 이를 위한 반대 여론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23만5000여명 규모의 국민의당 전당원 수는 대부분이 호남에 기반하고 있지만, 호남 지역을 제외한 원외 지역위원장들 모두가 통합 찬성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찬성 투표를 독려할 가능성이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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