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짐현상 방지 목적" 고지없이, IOS 업데이트에 몰래 끼워넣어

▲ 애플의 다양한 제품들.     ©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중앙뉴스

 

[중앙뉴스=박주환 기자] 애플이 고객 몰래 배터리가 오래된 애플 기기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인터넷 소셜뉴스 사이트 래딧에서 닉네임 'TeckFire'가 자신의 아이폰 6s 64GB 모델이 지난 몇주간 매우 느려지는 현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일(현지시간) 애플은 IT매체 Techcrunch 통해 "애플 기기의 성능과 수명을 보존하기 위해 배터리가 오래된 기기의 속도를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기온이 최적 범위 이하로 내려갈 때 '예기치 못한 꺼짐'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을 막기 위해 아이폰 6, 7, SE 시리즈에 iOS 업데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기능으로 절전 모드가 있다. 이 기능은 모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절전모드는 배터리의 충전 잔량을 기준으로 동작하고,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기능을 끄거나, 켜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애플의 방식과는 다르다.

 

▲ 21일 긱 벤치에서 발표한 애플 기기의 성능 벤치마킹 표.     © 사진=긱 벤치 캡처

 

여기서 발생하는 쟁점은 3가지다. 이에 대해 존 폴 긱벤치 창립자는 "이 문제가 거의 모든 구형 기기 사용자들에게 일어났거나, 조만간 일어날 현재진행형이란 점, 그리고 애플이 이 성능제한 업데이트를 '예기치 못한 꺼짐'을 해결하는 업데이트라고 고지한 점, 또한 그런 의도적인 속도저하가 배터리 상태나 수명 문제가 아니라, 기기의 성능이 떨어져서 그럴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라고 꼬집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비자를 속였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에는 애플과 같은 문제점은 없다"고 강조하며, "배터리는 소모품이라 사용할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성능은 그대로인데, 배터리만 빨리 떨어진다면 소비자는 바로 배터리 수명 이상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런데 성능을 같이 떨어뜨려 배터리 수명문제를 감춘 것은 소비자를 속인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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