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기연 기자] 대법원이 각종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50) 전 검사장과 김정주 NXC 대표에게 뇌물수수·공여 유죄를 인정한 2심 재판을 다시하라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함께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익이 오고 갈 당시에 김 대표나 넥슨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기는 했지만 사안 자체가 범죄가 성립하기 어렵거나 경미한 사건이었다"며 "진 전 검사장이 위 수사를 받은 사건을 직접 처리할 권한이 있었다거나 담당 검사에게 청탁하는 등의 개입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진 전 검사장이 받은 돈과 관련된 사건이나 김 대표를 위해 해 줄 직무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막연하다"며 "진 전 검사장이 받은 이익이 그가 장래에 담당할 직무에 관해 수수됐거나 그 대가로 수수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종전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진 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당시 가격으로 8억5천여만원에 달하는 넥슨재팬 주식 8천537주를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무상 취득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는 2005년 6월께 진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4억2천5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이후 진 전 검사장의 가족 명의 계좌로 주식값을 다시 송금해 사실상 무상으로 주식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진 전 검사장은 넥슨 측으로부터 가족여행 경비를 지원받고 고급 승용차를 빌려 탄 혐의, 대한항공 측에서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으로도 기소됐다.

 

1심은 진 전 검사장이 처남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넥슨 측이 제공한 주식매수대금과 여행경비, 차량 등을 뇌물로 인정해 징역 7년 및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김 대표가 진 전 검사장에 준 금품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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