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최고위원직 자격 박탈, 5년 이내 재입당 불가, 당무감사 후폭풍 여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은 죽었다”고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말했다. 홍준표 체제의 한국당 지도부는 홍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가 “해당행위”이고 이것이 가장 큰 징계 이유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26일 밤 9시가 넘은 시각에 중앙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날 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한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와 직위 박탈에 대해 최종 의결했다.

 

▲ 정주택 자유한국당 윤리위원장이 류여해 전 위원에 대한 징계 사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 전 위원은 지난 17일 당무감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줄기차게 홍준표 대표를 맹비난했다. 류 전 위원의 심경은 홍 대표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자신이 버려졌다는 식이었다. 한마디로 홍 대표가 “토사구팽이자 후안무치이며 배은망덕”이라는 것이다. 류 전 위원은 여기에 더불어 홍 대표에 대한 폭로를 하겠다고 예고하며 연일 각을 세웠다. 

 

이로써 류 전 최고위원은 5년 동안 한국당에 다시 입당할 수 없다.

 

▲ 류여해 전 위원과 정준길 변호사는 연일 당무감사 결과에 대해 불수용 입장을 보이며 홍준표 대표를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주택 자유한국당 윤리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류 최고위원이 말로 당의 위신을 손상하고 허위 사실로 해당행위를 했다”며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류 최고위원이 <홍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자신을 몰아냈다>고 자의적으로 비방한 내용이 문제가 됐다”며 허위사실 유포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홍 대표에 대한 단순 비방도 비방이지만 허위사실이 주효했다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민식 당협위원장(부산 북구강서구갑) 등 여러 인물들도 강하게 반발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트리고 있는데 유독 류 전 위원만 일벌백계의 대상이 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번 당무감사에 대해 “당 대표에 대한 충성도 평가”라고 규정했고 “부산 지역에서 친홍 실세 문고리 3인방”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류 전 위원에 대한 결정은 경고·당원권 정지·탈당 권유·제명 4단계 중 가장 수위가 세다.

 

그만큼 연일 홍 대표에 대한 공격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류 전 위원에 대해, 홍 대표 체제의 지도부가 빨리 털고 가야한다는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류 전 위원은 여전히 강경 태세다. 류 전 위원은 기자들에게 홍 대표가 자신에게 “너는 말하지 마라. 여자는 가만히 있는 것이 제일 예쁘다. 밤에만 쓰는 것이 여자다”라고 성희롱 및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또 자신의 막말만 징계받고 홍 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바로 기각됐다면서 당의 조치가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홍 대표를 따라 하다보니 너무나 망가진 모습으로 내가 살았던 것 같다”고 말해 최근 연일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는 자신의 행동도 홍 대표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24년간 단 한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일도 없고 구설수에 오른 일도 없다”며 “최고위회의에서 그랬다면 확인해보고 기사를 쓰든지 거짓으로 일관한 사람의 거짓말을 기사로 내보내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과한 발언에 대한 진실공방은 녹취파일 등 명백한 증거가 있지 않은 이상 류 전 위원의 분풀이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류 전 위원은 밤늦게 홍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면서 “애쓰셨다. 나를 쫒아내느라 부대변인들도 동원하고 윤리위에 최고위원들까지 오늘은 푹 주무시길. 내일은 새로운 일들이 기다릴거다”고 계속 공방전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류 전 위원은 27일 오후 국회에서 자신의 조력자인 정준길 변호사(자유한국당 서울시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와 토크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 류여해 전 위원은 징계가 결정되고 밥 먹으러 온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앞으로 류 최고가 아니라 류 박사, 류 교수 아니 류여해로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사진=류여해 전 위원 페이스북)    

 

관련해서 한국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대표의 입장에 서있는 여명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은 페이스북에 류 전 위원을 “정치가 무엇인지 정당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1도 없을 것 같은 사람”이자 “당을 출세의 발판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당원과 국민이 참칭 정치인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조강특위(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이 대거 신임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이에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주호영(대구 수성구을)·김성태(서울 강서구을)·장제원(부산 사상구) 등 모든 복당파 의원들이 다시 당협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반면 원외 당협위원장 11명은 ‘현역 의원 우선 선임’이란 방향성에 따라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리고 최고위원 구성도 6명 체제(홍준표·김태흠·염동열·이재영·함진규·김성태)로 재편됐다. 지방선거 출마 준비로 사퇴하게 된 이종혁·이철우·이재만 전 위원 3명과 류 전 위원의 자리를 대신해 염동열 의원이 새로 선임됐는데 나머지 3명의 자리는 지방선거 전까지 공석을 유지하기로 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6명의 최고위원만으로도 과반이 넘어 성원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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