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부회장   © 연합뉴스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9월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면담이 있었다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기억은) 착각”, “기억하지 못하면 내가 치매” 등 강한 표현을 써가며 그해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개소식에서의 만남이 첫 단독면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 등 5명의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7차 공판에서 특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이 부회장을 안가로 직접 안내했다는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나 면담 사실이 있었다는 안종범 전 수석의 증언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팀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한 사실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 부회장이 당일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줘서 번호를 저장했다고 증언했지만 이 부회장은 "번호를 자주 바꿔서 명함에 전화번호를 기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이걸로 거짓말할 필요도 없다. 제가 그걸 기억 못 하면, 적절한 표현 같진 않지만 제가 치매"라며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도 2014년 하반기 대통령 면담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안종범 전 수석의 증언도 "착각"이라며 "그날 안 전 수석을 뵌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대한 특검팀의 질문에는 "경영권 승계라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이 부회장은 "승계작업을 생각하고 대통령 요구에 응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제 실력으로 제가 어떤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임직원에게서 어떤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대주주로서 지분을 얼마 가진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 유고 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고 묻자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와병 중이신 이건희 회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삼성그룹 회장님이란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되실 거라고 저 혼자 생각했었다"고 대답했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2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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